오프리 윈프리와 함께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으로 꼽히는 마야 안젤루(Maya Angelou)가 5월 28일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이 영향력 있는 작가는 50년에 걸쳐 7권의 자서전, 3권의 에세이, 몇 권의 시집과 희곡, 시나리오를 저술하고 영화 <뿌리>, <아메리칸 퀼트>에도 출연했다. 안젤루의 저작권 대리인 헬렌 브랜은 이 작가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살렘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1928년 미국 중부 세인트루이스에서 흑인여성으로 태어난 그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대에 그 한계에 도전해 집필활동 뿐 아니라 교수, 가수, 배우, 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14세 때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무용, 드라마 학교를 중퇴 후 안젤루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최초의 흑인여성 케이블카 차장이 됐다. 이후 오페라 제작사와 함께 유럽 여행을 가기 전, 고등학교 학위를 땄다. 1958년 안젤루는 뉴욕 할렘 작가 조합(Harlem Writers Guild)에 일원이 됐다. 또한 시민권 운동에 동참해 마틴 루터 킹 목사, 말콤 엑스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

안젤루의 저작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7세까지의 자신의 삶을 회고한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이며, 이 책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안젤루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를 낭독한 로버트 프로스트이후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때 축시 "아침의 고동(On the Pulse of the Morning)"을 낭독한 첫 시인이 됐다. 인종차별이 횡횡하던 시대 소수인종, 여성을 위한 선구자적 길을 걸은 그는 2011년 바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메달(Medal of Freedom, 일반 시민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그녀가 남긴 신앙에 대한 고백이다.

2013년 더바이블(The Bible) 시리즈를 추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혼돈과 소음의 세상 속에서 나는 내가 누구이며, 어디서부터 왔고, 내가 원하는 바의 내 모습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도록 나를 도와줄 순간을 기다렸다. 이 바이블 시리즈는 우리의 세계를 만들고, 내 삶을 만든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 이야기는 내가 사랑할 수 있게, 극복할 수 있게, 살아남을 수 있게, 더 잘될 수 있게, 잘 해나갈 수 있게 도왔다."

"하나님의 창조물로써 자신을 이해한다면, 내겐 모든 사람과 다른 모든 것들 역시 하나님의 창조물임을 알고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2013년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안젤루는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했다.

"마침내 나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말했다. 나뭇잎과 벼룩, 별과 강 그리고 당신을 빗으신 그 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그것은 나를 여전히 겸허하게 만든다. 이는 놀랍고,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어떤 좋은 일이든 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던 이유다. 나는 이 사랑에 감사한다."

"고요 속에서 당신 자신에게 귀기울이라 그러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릴 것이다."

"기도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내가 기도하는 사람에게 뿐 아니라 나에게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내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2012년 팜비치포스트콕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천적인 크리스천이 됐다는 것에 감사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크리스천이라 말하면 항상 놀란다. 그리고 '진짜로?'라고 묻는다. 그것은 지속적인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1990년 파리스리뷰(Paris Review)에서 "당신은 침대 위에 셰리주 한 병과 로젯의 유의어 사전 한 권, 노란색 메모지, 재떨이와 성경을 가져다 놓고 누워서 글을 쓴다고 말했다. 성경을 갖다놓는 이유는 뭔가?"란 질문에 안젤루는 "유대인의, 크리스천의 성경의 언어는 리드미컬하며, 멋지다. 나는 나 자신에게 성경을 읽어준다. 어떤 번역, 어떤 판본이건 소리 내어 읽으며 언어와 리듬에 귀 기울인다. 그것은 영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게 상기시켜준다. 7개 혹은 8개 언어로 그것을 읊조리곤 하나, 그중에서 영어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파리스리뷰 기자가 "펜을 들게 하는 영감을 얻기 위해 성경을 읽는가?"라고 묻자 그는 "멜로디를 위해서다. 물론 내용도 포함된다. 나는 크리스천이 되려 노력하며, 그것은 중요한 문제다. 나는 훌륭한 유대인, 좋은 이슬람교도, 선한 불교인, 좋은 신도(神道 : 일본 민족 신앙) 신자, 훌륭한 조로아스터교(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가 창시한 종교) 신자, 좋은 친구, 좋은 연인, 좋은 엄마, 선한 동료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아, 드디어 내가 해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