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에서 오염된 물을 깃고 있는 차드인
(Photo : Good Neighbors USA ) 웅덩이에서 오염된 물을 깃고 있는 차드인. 수도나 우물이 없어 아프리카 차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오염된 고인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아프리카 중심부에 자리 잡은 차드공화국. 북쪽으로는 리비아, 남쪽으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동쪽으로는 수단, 서쪽으로는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과 국경을 접한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으나 1975년 독재정권이 자리 잡은 후 내전, 부족 간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종교는 이슬람 교(53.1%)가 가장 많으며 가톨릭(20.1%), 개신교(14.2%)가 그 뒤를 잇는다.

차드인들은 마실 물을 구할 수 없어 병에 어쩔 수 없이 오염수를 마신다. 흙탕물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목마름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말라리아,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은 이곳의 일상이 됐다.

2010년 3월 굿네이버스USA는 중앙일보, 소망소사이어티는 공동으로 소망우물 프로젝트를 시작해 현재 200개의 우물을 파 현지인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고 있다. 기독일보는 이 소망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굿네이버스USA의 김재학 실장과 이 프로젝트에 동참한 시편교회 박상훈 목사를 만났다.

박상훈 목사와 김재학 실장.
(Photo : 기독일보) (좌)박상훈 목사와 김재학 실장.

소망 우물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박상훈 목사: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연히 우물 얘기를 접했다. 너무 창조적인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를 교우들에게 얘기하니 모두 동참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우물 파기를 후원하는 곳이 많이 있었다. 그 중 굿네이버스가 후원금 중 경비를 최소화해 지역 사회에 전달했다. 3,000불에서 3,500불이면 우물 하나를 파서 몇 백 명이 산다. 의외로 이런 사역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

소망 우물 프로젝트란?

김재학 실장: 중앙일보, 소망 소사이어티, 굿네이버스 세 단체가 연합해 2010년 3월에 시작했다. 굿네이버스는 현지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으나 후원이나 홍보의 역량이 부족해서 중앙일보와 소망 소사이어티가 도왔다. 지금까지 200개를 팠고 현재는 12개를 더 파고 있다.

차드는 국토 절반 이상이 사하라 사막이라 식수가 부족해 우기 때 고여 있던 웅덩이 물을 살기 위해 먹는다. 말릴 틈도 없이 아이들이 그 물을 마신다. 그 광경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어디를 가든 물이 필요하다.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해 아이들이 병에 걸리고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 마음들이 모여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아이들이 물을 구하러 4시간을 걸어가야 하고 뜨거운 낮시간을 피해 밤늦게 가기 때문에 안전을 위협 받는다. 따라서 우물을 집 근처, 학교 근처에 파주고 있다. 우물 파기 뿐 아니라 그 지역 사회 개발 등 장기 계획도 갖고 있다. 잠비아 같은 인근 국가에도 우물을 파주고 있다. 아쿠아라이프라는 정수기 업체에서도 후원을 약속해 주셨다.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차드 어린이
(Photo : Good Neighbors USA ) 차드 어린이들을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몇 킬로를 걸어가야 한다. 때문에 교육은 커녕 기본적인 위생관리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소망 우물 프로젝트는 선교와 관련해 어떤 의미를 지니나?

김재학 실장: 선교단체는 아니나 차드에서 일하는 지부장님들, 직원들이 크리스천이다. 제가 만난 차드 사람들은 대부분 무슬림이었다. 그들에게 '예수를 믿어라, 그러면 우물을 파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아무 조건 없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며 우물을 파줬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우물을 관리하며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우물만 파주는 게 아니라 5년 동안은 우물이 망가지거나 마르면 다시 우물을 파주고 수리해주고 그 이후 5년은 주민이 자체적으로 유지 관리할 수 있게 교육한다. 그 이후에는 상수도가 개발되길 바란다.

저희의 선교는 같이 살아주는 것이다. 예수님도 말씀을 가르치신 동시에 고기를 구워주시고 같이 생활해 주셨다. 굿네이버스가 여러 가지를 다 할 수 없으니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우리가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무슬림은 개종 즉시 죽을 수 있기에 개종을 강요하진 않는다. 가끔 '직접 선교해야 한다'며 이 방식을 싫어하는 교회분도 계시나 저희는 개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희가 크리스천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 놓으면 선교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런 개척자의 마음으로 일한다.

박상훈 목사: 한국 선교도 의료사업으로 시작됐다. 삶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퍼져나갔다. 이것이 한국선교 초창기에 한국인들이 기독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굿네이버스 안에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 말씀이 '교인만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다. 사람을 사랑하면 이를 통해 하나님 마음이 전달된다고 믿는다. 개종을 먼저 강요한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오만이다.

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크리스천이니 그 분들의 삶 안에 복음이 녹아내린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느껴지는 삶의 모습이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감동을 받듯 우리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도 그런 감동을 받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모를 리가 없다. 굿네이버스가 그 사역을 한다고 생각한다.

소망 우물
(Photo : Good Neighbors USA ) 굿네이버스USA의 소망 우물 프로젝트를 통해 차드 어린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시편교회 교인들의 반응은?

함께 할 수 있게 해줘서, 누군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부활절, 성탄절 헌금은 모두 굿네이버스 후원비로 보낸다. 교회 재정에 부족한 부분이 생겨도 하나님께서 살 길을 열어주시고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신다. 어설프지만 교인들이 성숙해지고 깊어지는 게 보인다.

시편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산타 클라리타(Santa Clarita) 시티에 있다. 개척한 지 4년 정도 됐고 교인수는 성인 30명, 어린이 41명이며 대부분 가정들이다. 이제 막 싹트고 있는 교회로 '주님을 깊이 아는 교회, 주님의 마음에 합한 교회, 주님을 가슴 뛰게 하는 교회'가 되는 게 꿈이다. 주님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하면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현지 반응은 어떤가?

김재학 실장: 열정적이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 촌장님을 비롯해 주민들이 다 나왔다. 다 저희 손을 잡고 악수하고 없는 중에도 염소를 잡아서 대접했다. 정말 좋아하고 고마운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 껴안고 아이들은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 광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차드 정부로부터 어떤 지역을 파는 걸 도와달라며 전화도 많이 온다. 사실 지역 사회 개발 단체인데 거의 우물 파는 지부가 됐다.

박상훈 목사: 예전에는 우물을 팔 때 '교회'라는 단어를 못썼다. 예를 들어 시편교회가 후원한 경우 'Psalms Church'라고 못쓰고 'Psalms community'라고 썼다. 지금은 '교회'를 넣을 수 있게 됐다.

소망 우물 프로젝트
(Photo : Good Neighbors USA ) 소망 우물이 완성된 기념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물은 어떻게 파나?

김재학 실장: 손으로 판다. 지상 200미터 아래 암반수가 있는데 수질 오염의 우려가 있어 정부에서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 기계를 이용해서 파려면 무거운 장비를 옮기기 어렵고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현지 인력 4명이 이틀, 하루 반나절 만에 35미터, 40미터를 판 후 펌프를 설치하면 된다. 하지만 펌프질도 쉽지 않다. 수도 설비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당장 마실 물을 공급해주기 위해 우물이 필요하다. 우물 하나를 파면 최대 4,000명이 마실 수 있다.

박상훈 목사: 지금 현지에 가장 필요한 것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곳에 물탱크를 설치를 했는데 관리가 안돼서 폐기물이 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내용을 접한 적이 있다. 지금 이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그 지역사회의 개발로 나가기 위한 첫 단추라 생각한다.

김재학 실장: 사하라 사막 인근 마을에 우물을 파줬다. 원래 그곳은 1,000명 가까이 사는, 술탄이 다스리는 큰 마을이었는데 물이 다 말라 3, 4백 명 정도로 인구가 줄었다. 우물을 판 후 그곳 경기가 회복돼자 술탄이 마을 염전을 통해 번 돈으로 우물을 새로 팠다. 지금은 그 마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제가 그 마을을 방문했을 때 술탄의 첫 번째 부인이 저와 일행에게 음식을 대접했는데 첫 번째 부인이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대통령 방문처럼 매우 특별한 경우에 한해서다. 그곳 문화에서는 저희를 극진히 대접해 준 것이다. 술탄이 앞으로 우물을 계속 파겠다며 우리에게 학교와 의료시설 설립을 부탁했다. 이처럼 작은 도움을 통해 한 마을이 회복되고 사람들이 살아난다. 또 소망 우물 프로젝트 초창기에 우물을 파준 한 마을의 리더가 목회자가 되어 자발적으로 교회를 세우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차드 기후는 어떤가?

김재학 실장: 5,6,7월이 우기다. 그러나 땅이 저장능력이 없다. 오히려 우기에 물이 범람해 오염돼 콜레나, 말라리아,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이 늘어난다. 저수지와 댐이 필요하다. 우기 때 물만 잘 저장해도 식수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소망 우물 프로젝트
(Photo : Good Neighbors USA ) 굿네이버스 USA는 중앙일보, 소망 소사이어티와 함께 2010년 소망 우물 프로젝트를 시작해 생존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차드 정부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김재학 실장: 독재정권이다. 워싱턴 D.C에 있는 차드 대사관은 으리으리하다. 현재 중국에서 석유를 가져가기 위해 차드에 도로를 깔고 있고 중국 자본이 들어가 차드의 자원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정부가 자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차드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아 이런 문제도 해결되길 바란다.

차드를 향한 소망은?

김재학 실장: 조금만 도와주면 사람들이 금방 회복될 거 같다. 석유도 나오고 남부지역에는 옥토가 있어 사탕수수 재배가 가능하며 사람들도 열심히 산다. 다만 내륙국가라 물가가 비싸고 수산물이 부족하다. 식량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캘리포니아도 물을 끌어와서 사용하듯, 차드에서도 이런 시설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이 차드 지부장님의 꿈이다.

박상훈 목사: 누군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선한 일을 계획한다면 거기에 동참하려고 싶다. 유치원, 학교 등 사회 기반시설을 만들어가는 일에 일부라도 협력하고 싶다. 또 우리 교회의 사례가 사람들에게 좋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주님이 기뻐하실 거라 생각한다. 크건 작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애쓰는 교회가 있다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가슴을 뛰게 해드리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