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교인들이 교회를 허물려는 당국 조치에 '인간방패'를 만들며 저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저장성 원저우 시는 기독교인 수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이곳에는 최근 산장교회라는 이름의 새로운 교회 건물이 들어섰다. 교회를 짓는 데만 총 6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비용은 480만 달러나 소요됐다.
그러나 시 당국이 이토록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건축한 교회를 허물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공산당 간부가 이 지역을 방문한 뒤 건물이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을 지적한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천 명의 지역 교인들은 교회로 모여 건물을 방패처럼 둘러싸고 당국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교인들 가운데는 70대, 80대의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교인들 가운데 일부는 교대를 정해 24시간을 교회 안에서 머무르고 있다. 81세로 이 교회 교인 중 한 명인 헤 홍잉은 "나는 어젯밤에 여기서 잤고 오늘도 그렇게 할 것이다. 교회 의자 두 개를 합쳐서 그 위에서 자고 있고 꽤 편안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한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교인들은 "당국이 교회를 허물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절대 교회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장교회의 젊은 지도자인 젱 레구오 목사는 "지역을 방문한 공산당 간부는 교회 첨탑의 십자가가 지나치게 눈에 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없애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다"며, "실제로 지난 주에는 경찰들이 불도저를 대동하고 교회 밖에 서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74세의 교인 양 주메이는 "나는 그들의 손을 잡고 '우리 십자가를 내리지 말라, 차라리 내 머리를 가져져가라'고 했다"며, "내 머리가 없어진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기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산장교회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관리 하에 운영되고 삼자교회 소속의 교회다. 중국 정부의 교회 박해는 주로 삼자교회에 소속되지 않은 가정교회들을 대상으로 해 왔기에 이번 사례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삼자교회 소속의 교회라고 해도 교세가 지나치게 확장되어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되거나, 타 기독교 그룹과 외국 단체들과 교류하는 것은 정부로부터 제제를 받아 왔다. 실제로 최근 가정교회 모임에 참여한 삼자교회 교인들이 처벌을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의 동아시아 지역 담당자 라이언 모건은 "우리는 저장성 당국자들에게 산장교회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교회는 합법적으로 건축되었으며 적어도 표면상으로라도 종교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존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누구도 자신이 예배 드리는 곳이 불도저로 밀리는 일을 당해서는 안된다. 저장성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