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싫지만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유
제퍼슨 베스키 | 생명의말씀사 | 248쪽
"우리는 진짜 예수님을 잃어버렸다. 아니 적어도 그 진짜 예수님을 더 새롭고 더 안전하고 살균 처리된, 더 무력한 존재로 대체해버렸다. 우리는 성경적인 기독교의 거침없고 획기적인 신앙에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체적인 관습, 규칙, 의식, 패러다임, 상품을 갖춘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창조해냈다. 이 새로운 문화에서 예수님은 절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분은 너무 훌륭하다."
한 20대 젊은이가 2년 전 '종교는 싫지만,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유(Why I hate religion, but love Jesus)'라는 제목의 4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젊은이들의 언어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에 대해 설명한 이 동영상은 사흘 만에 조회 수 6백만건이 나왔고, 댓글이 10만개 이상 달렸으며, 1년에 2,600만명 이상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동명의 책 「종교는 싫지만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유」는 동영상의 주인공 제퍼슨 베스키(Jefferson Bethke)가 '기독교의 옷을 입은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진짜 예수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동영상처럼 이 책도 '주를 멀리 떠났다 이제 돌아와 종교화된 기독교의 분위기를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이 시대의 언어로 실감나게 들려준다.
이 책에서는 'Jesus > Religion'이라는 수식 아래 율법주의화된 종교와, 은혜의 예수님을 다양하게 비교하고 있다. 지난해 'Jesus + Nothing = Everything'이라는 원제의 책 「Jesus All」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나면 교회나 여러 어른들이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많이 선행을 실천하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그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라는 초점을 놓쳐서는 안 되고 그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종교기관에서 '박제화되고 거세당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하나의 인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단호히 선을 긋는다. "그분은 안전하지 않다. 그분의 말, 그분의 삶, 그분의 십자가는 그분이 안전하다는 개념을 완전히 파괴해버린다. 그분의 은혜는 위험하고, 흉폭하고, 격렬하고, 통제할 수 없다. 길들여질 수 없다. ... 성경이 예수님에 대해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살펴보고 진짜 예수를 발견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예수님이 종교를 폐지하러(율법을 폐하러) 오셨다고 하면 어떨까?"라는 말로 시작하는 그의 동영상이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그 이야기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은혜를 체험하고 그는 6개월간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했다. 귀걸이를 뺐고, 농구선수 유니폼을 입지 않았으며, 힐송유나이티드의 유명한 곡들을 다 외우고, 기독교 라디오방송을 들었다. 그렇게 하면 삶에 평화가 찾아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다.
그는 "실제로는 종교적인 사람들이 어느 누구보다 그리스도께 나오기가 어려운데, 자신들이 이미 그리스도께 나가기에 충분히 선하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탕자의 비유'에서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은혜를 입고 기뻐하지만, 맏아들이 기뻐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맏아들을 달래면서, 그도 초대하신다.
저자는 종교가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하게 설명한 후,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교회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런 말은 사람의 몸을 잘라놓고 그 베인 머리가 좋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위선자로 가득한 곳이라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죄의 책임을 따지길 좋아하지만,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신들이 문제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
"예수님의 몸인 교회에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몸의 지체로 그 치유 과정에 우리 몫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대형교회에서 출석만 하는 신자들이나 요즘 급증한다는 '가나안(안 나가) 성도'들이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이다. "교회는 착한 사람들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라, 망가진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