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 인한 물질적 축복만을 강조하는 '번영복음(prosperity gospel)'을 전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싱가포르의 일부 대형교회들이 이러한 평판과는 상관 없이 국제적으로 교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를 포함한 미국 기독교 언론들이 전했다.
이들 교회들 중 하나인 시티하비스트처치의 세계선교 담당 디렉터인 바비 초(Bobby Chaw) 목사는 "우리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원한다"며 "무엇이든 우리 세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교에 임할 것이다"고 전했다.
시티하비스트처치는 교인 수 3만여 명이 넘는 싱가포르의 가장 대표적인 대형교회다. 창립목회자인 콩 히(Kong Hee) 목사가 교회 재정 4천2백만 달러를 횡령해 팝스타인 아내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티하비스트처치의 교인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시티하비스트처치는 많은 교인들의 헌금에서 온 교회의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이미 중국, 대만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미국에서 팝 콘서트 형식의 전도집회를 개최해 왔으며, 현재까지 49개의 해외성전을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인도에 세웠다.
또 다른 싱가포르 대형교회인 뉴크리에이션처치도 번영복음의 비판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창립목회자인 조셉 프린스(Joseph Prince) 목사는 미국에서 집회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조엘 오스틴 목사가 이끄는 레이크우드처치에 강사로 초청받기도 하는 등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 교회의 비판자들이 씁쓸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현지 교계 지도자들 가운데서도 시티하비스트처치를 가장 강경히 비판해 온 폴 추(Paul Choo) 목사는 "그들이 전하는 것은 기독교도 복음도 아니다. 그보다는 사기에 가깝다. 하나님의 이름을 재정적인 사기를 위해 쓰고 있다"고 일갈했다.
가스펠라이트크리스천처치를 목회하고 있는 그는 "교회는 인기를 얻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진리를 전하는 곳이다. 인기인이 되려고 교회에 간다면 잘못된 것이다. 진리를 위해 교회에 가는 것이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연구소(ISAS)의 테렌스 총(Terence Chong) 연구원 역시 "싱가포르에서 최근 늘어나고 있는 교인들이 실제로 신앙과 개인적 건강과 부, 명예의 상관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비판자들은 "물질적 축복도 분명 하나님께서 신앙인들에게 주시는 축복의 일부"인 것은 맞지만, "복음 메시지에서 개인의 번영만을 강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의 진보 교계 언론인 에큐메니컬뉴스는 이 같은 기사를 보도하면서 "싱가포르의 대형교회들이 세계로 그들의 '사업(enterprise)'을 확장하고 있다"고 써서 눈길을 모았다. 이 언론은 시티하비스트처치와 뉴크리에이션처치가 모금 운동을 한 번 하면 2천만 달러가 넘는 헌금을 거둬드린다며, "이는 교회의 '금고(coffer)'를 부풀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