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의원 노태진 원장.
(Photo : ) 노박의원 노태진 원장.

우리는 암세포를 아주 나쁜 세포로, 반드시 타도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암세포도 어떤 원인이 있어 우리 몸의 세포가 노력한 결과이며,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암세포 자체는 우리 몸을 파괴할 목적도 없으며 목숨을 앗아갈 능력도 없다. 암환자가 사망하는 이유는 암 자체보다는 암을 초래한 근본 원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즉 우리 몸의 각 장기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나 활력이 부족해지고 독소가 쌓여, 장기나 신체가 망가지고 기능을 못하게 되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암이라는 것은 원래는 정상적인 건강한 세포가 산소가 많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적 변이를 일으키고,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포대사산물의 찌꺼기를 이용해서도 에너지를 얻어 생존하게 된다.

장내 세균을 예로 들면 호기성균은 산소가 많은 조건에서 생장하고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비타민 등을 합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에, 혐기성균은 산소가 부족한 장 깊숙한 부위에서 소화되지 않은 찌꺼기, 대사산물, 독성 물질, 죽거나 떨어져 나온 세포들을 분해하여 없애게 된다. 우리의 장은 호기성균도 필요하고 혐기성균도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은 산소 호흡하는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신체 구석구석의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산소가 부족한 조직, 독성 물질, 노폐물이 쌓이는 지역에는 암세포가 정상세포를 대신하게 된다. 우리 몸은 암세포를 이용해 치명적인 독소나 활성산소를 포함하는 부식물들이 림프나 혈액으로 순환되지 않게 하므로, 심장이나 뇌 등 생명유지에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려 한다.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죽이는 백혈구인 T-cells와 같이 수많은 면역세포가 있고, 이러한 면역 세포는 암세포와 같이 변질된 세포들을 잘 찾아내 곧바로 공격할 수 있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은 수십 내지 수백만 개의 암세포가 매일 생기고 없어진다. 그렇지만 암환자인 경우 그렇지 않고, 암세포로 하여금 생장하고 멀리 퍼지는 것을 용인한다.

우리 몸은 암세포를 중요한 방어기전으로 여기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주어, 암세포가 필요로 하는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잘 공급하도록 하여, 암세포가 생존하고 퍼질 수 있도록 보장한다. 우리의 면역 체계는 수십 또는 수백만 개의 암세포를 쉽게 파괴할 수 있지만, 우리 체내에 독소가 쌓여 있으며, 울체되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암세포에 작용을 하지 않는다. 암이 질병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질병을 방지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또한 암세포는 특이한 단백질을 분비하여, 면역 세포로 하여금 자신을 공격하지 않게 하고 오히려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한다. 나중에는 암 스스로가 독소를 내고 산소가 부족한 주위 환경을 만들며, 너무 빠른 성장을 하여 혈액 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울체가 되어 더욱 더 암이 번성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암이 계속 성장하여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장기가 완전히 망가진다면 죽음을 초래하게 된다. 즉 처음에는 암세포가 신체에 일시적인 도움이 되었지만, 이제는 암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다음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 마지막에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격이다.

암은 신체가 자신을 희생시키며 벌이는 마지막이자 가장 필사적인 생존 선택이다. 다른 모든 생명 보전 수단이 작동되지 않을 때, 우리 몸의 세포는 유전자적 변이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 몸은 이러한 체내 환경이 좋아지지 않으면, 암세포가 자라고 퍼지는 것을 허용하며 생존하려 한다.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생존을 더 위협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어떤 암 치료를 선택하든지 우리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용인하는 상황에서는 암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체내의 독소를 없애고, 우리를 억누르는 온갖 스트레스를 없애 마음을 깨끗이 하며,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로 혈액순환과 산소공급을 충분히 하여 암이 생긴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이야 말로 암 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며 첩경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