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4번째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 '하이옌'이 지난 9일 필리핀 중부를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최소 1만여명 발생하고 실종자도 25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11일 월드비전 재난대응 최고단계인 카테고리 3(100만명 이상의 피해자 발생하거나, 총 인구의 50% 이상에게 피해를 미치거나, 하루 사망자가 1만명 이상인 재난)을 선포했다.
현재까지 하이옌으로 인해 약 4백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니세프에 따르면 이 중 170만명이 어린아이들로 파악된다. 그러나 현재 피해 지역의 교통이 거의 단절되고 정전이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조사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필리핀 월드비전 긴급구호 홍보전문가 아론 아스피 씨는 "이 태풍은 정말 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너무 심각하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잿더미가 된 도로를 치우고, 전기를 복구하고, 여기저기 흩어진 채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시간을 다투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지역에는 레이테 주, 동 사마르(Samar), 파나이섬, 세부를 비롯해 지난달 지진이 발생했던 보홀(Bohol)도 포함됐다. 이 지역 내에는 월드비전이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던 19개의 사업장도 포함됐으며, 약 30,000명의 월드비전 결연아동 가정이 이번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월드비전에서는 3개조의 피해조사팀을 지난 주말 보홀, 사마르와 레이테 주, 그리고 파나이 섬에 급파했다.
국제월드비전은 총 6백만불 모금을 통해 총 22만5천명의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구호를 실시하고자 추진 중이며, 독일 월드비전이 지원하는 담요 5,400장과 천막시트 3,000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국제월드비전은 삶의 터전을 잃은 태풍 피해 주민들에게 식수 및 위생 키트, 식량, 주거지를 제공하며, 무엇보다 교육의 기회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임시 교육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피해 주민의 심리적 치유 및 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긴급구호를 위해 현지 월드비전 직원 50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