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참가한 해외 성소수자 기독교 단체들 및 기독교인들이 주일인 3일 한국 성소수자 인권단체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 성소수자들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WCC 10차 총회 맞이 해외 한국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공동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는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와 라트비아, 남아공과 우간다 등에서 온 WCC 참가자 50여명이 동참했다.
‘한국 성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해외 협력자들의 선언문’에서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엄한 존재임을 고백하고, 여기에는 각자의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도 예외가 아님을 믿음으로 고백한다”며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으로 폭력과 괴롭힘, 차별과 배제, 낙인과 편견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이러한 성소수자 혐오 행위가 소중한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는 호소를 오늘 우리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적 혐오는 기독교가 오랜 전통으로 외쳐온 ‘이웃 사랑’과 전면적으로 배치됨을 다시금 새기고, 한국 사회에 이러한 사회적 폭력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서로 연대하면서 함께 기도한다”며 “여기 모인 우리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LGBTQIA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이야기 마당을 마련하고, 각 교단의 정책 결정(policy-making)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를 향해 차별금지법 법제화와 각 학교 및 공공기관 등에 성적지향 및 성정체성 관련 차별금지 교육 프로그램 마련, 동성애 관련 군형법 조항 폐기 등을 요구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성서를 혐오를 정당화시키는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를 멈추라”고 일갈했다. 또 “성소수자에 대한 안수, 직분, 신학 교육 등에 있어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교회 공동체를 통해 사랑의 서약을 하고자 하는 연인들이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있어서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에게도 목사 안수나 장로·권사·집사 등의 직분을 허락하고, 동성결혼까지 허락하라는 것.
한국 국민들에게는 “성소수자 혐오를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일컫는 모든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전통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는 사회적 편견이요 폭력이므로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WCC 10차 총회를 맞아, 우리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으로 인해 억압당하는 형제자매들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오늘 모임을 통해 한국 성소수자들의 호소에 공감했다”며 “참가자 일동은 한국 사회와 교회, 한국 시민들이 성소수자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도록 촉구하는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모든 활동과 노력을 지지하면서 연대와 뜨거운 기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참여단체들은 메트로폴리탄 공동체 교회들(Metropolitan Community Churches), 미국 글로벌 저스티스 인스티튜트(Global Justice Institute), 유럽지역 공공계획 센터(Euroregional Center for Public Initiatives), 성 바울 화해와 평등 센터(St. Paul’s Reconciliation & Equality Centre), LGBT 기독인 유럽 포럼(European Forum of LGBT Christian Groups), 캐나다연합교회의 두 목사(Two Ministers of The United Church of Canada), 남아프리카 포용과 긍정 사역(Inclusive and Affirming Ministries), 미국 화해 작업(Reconciling Works), 미국 그리스도 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USA), 섬돌향린교회, 열린문 공동체 교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