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스넬빌 노인아파트에 사는 김영조(74)씨는 지난 4일부터 수요일 아침이면 근처 노인센터를 찾는다.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노인센터는 오전 9시 반에 시작하는데 김 씨는 오전 8시 30분까지 간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노인들이 오기 전에 일찍 가서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한다. 18일 오전에도 김 씨는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는 장갑을 낀채 테이블과 의자를 하나하나 셋업하고 노인들이 오면 아침으로 먹는 우유와 쥬스, 커피 등을 놓았다.
이윽고 근처에 사는 노인들 20여명이 들어왔고 김 씨는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한 노인이 쥬스를 테이블 위에 쏟자 김 씨는 얼른 페이퍼 타월로 닦았다. 다른 노인이 얼음물이 다 떨어졌다고 하자 주방에서 새 얼음물을 가져다 주었다. 한 노인이 얼음을 흘리자 곧바로 줍고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수건으로 닦았다.
오전 10시 카운티에서 노인들에게 주는 점심 식사를 실은 트럭이 도착했다. 김 씨는 트럭에서 점심 식사를 주방까지 운반하고는 음식이 식지 않도록 따뜻한 보온기에 넣었다. 식사 운반이 끝나고 늦게 온 노인들이 나타나자 이들이 잘 들어갈 수 있도록 밖에서 문을 잡아주었다. (아래 사진)
이날은 김 씨가 이 노인센터에서 3번째로 자원봉사를 한 날이었다. 노인센터 마리날 로 시니어 매니저는 “김 씨는 훌륭한 자원봉사자다. 성심으로 도와준다. 그가 없었으면 나 혼자서 의자를 준비하고 바닥을 닦았을 것이다. 큰 힘이 된다. 매일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7월 좋은이웃되기운동(GNC)에서 시작한 ‘한인시니어 봉사단’(RSVP, 디렉터 장학근)에 가입했다. 30여년 미국생활을 하면서 미국로부터 받은 것이 많은데 자원봉사를 통해 작게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동기였다.
지난 8월 봉사단 전체가 저소득층들에게 옷과 음식을 나눠주는 그룹 봉사활동에 참여한 후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자원봉사기회를 찾았다. 한인시니어 봉사단은 카운티 노인센터에서 노인들이 식사하러 모일 때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김 씨에게 소개했다.
노인센터는 김 씨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여서 안성만춤이었다. 자원봉사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4시간. 노인들이 오기 전 사전 준비와 점심 식사 준비 및 배식이 주된 봉사활동이다.
실제로 해보니 어떠시냐고 물었다. “아, 좋죠. 이 사람들과 말하고 어울리고 하는 것이 좋아요. 같이 춤도 추고 봉사하고 좋습니다. 남을 도와주는 거니까 정신적으로 즐겁습니다”
노인센터에 오는 노인들 가운데는 김 씨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도 있다. 거꾸로 되었다는 말에 김 씨는 “섬기는 것이 더 좋은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노인아파트에 사는 다른 한인 노인과 함께 10월부터는 같이 와서 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좋으니까요. 한인들 이미지도 좋아지고, 이 나라에서 살면서 받은 혜택에 대한 보답도 되구요”
한인시니어 봉사단(RSVP)은 한인 시니어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할 수는 기회들을 소개하고 연결시키고 있다. 한인 시니어들이 이를 통해 의미있고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고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에 가입하기 원하는 사람은 좋은이웃되기운동(GNC)에 문의하면 된다. (gnc@goodneighboring.org / 770-452-8039)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www.kameric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