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 디캡 지역 초등학교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려고 했던 무장괴한을 진정 시켜 '끔찍한 계획'을 스스로 포기하게 했던 학교 직원 안토니에트 터프의 침착했던 행동과 지혜로운 대화가 계속 회자되고 있다. 애틀랜타는 물론 미 전역 주요 언론들은 911 구급대원과의 통화내용이 공개되자 일제히 이를 대서특필하며 터프를 칭찬하고 나섰다.
수요일, 경찰은 각종 무기로 무장하고 학교에 침입했던 마이클 브랜든 힐(20)을 맞닥뜨린 자리에서 안토니에트 터프의 반응은 실로 '영웅적'이라고 추켜 세웠다.
경찰에 의하면 힐은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으며, 사건 당일 복용하던 약을 거른 상태였다. 그는 500개 가량의 탄약을 몸에 걸고 AK-47 스타일의 라이플 총을 들고 학교에 침입해 자칫하면 '제 2의 샌디훅'이 될 수 있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수요일 공개된 911 통화 녹음 내용에 따르면, 터프는 힐이 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면서, 출동한 요원들에게 그의 상황을 전달해 줬다. 그녀는 힐이 아무도 해치지 않을 것이며, 무장하지 않은 경찰과 이야기하기 원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터프와 범인의 대화는 911 전화에 그대로 녹음돼 실시간으로 학교 밖에서 대치 중인 요원들에게 전달했다.
터프는 힐에게 자신 역시 장애아를 키우고 남편을 잃었던 고통을 겪었다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녀는 힐에게 그가 자신을 포함해 아무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줬고 평화롭게 범행을 포기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
"우리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포기하는 것이 좋은 일이에요"라고 말한 터프는 힐이 무기와 총알을 카운터에 내려 놓게 했다. 이후 터프는 힐을 사랑하며 그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힐이 항복하기 전 터프는 학교 스피커를 통해 힐이 한 일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며, 아무도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달했다. 물론 교실 문은 잠근 상태였다.
디캡카운티경찰서장 케드릭 알렉산더는 "그녀는 큰 도움을 줬습니다. 최고의 영웅입니다. 엄청난 일을 했어요. 당황하지 않고 침착했으며,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터프는 힐이 복도나 학교 건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고 한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그는 어떤 말을 하던지 간에 죽이고 싶은 의지가 보였어요. 그는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무 것도 없으며, 오늘 죽을 것이라고 했죠"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힐은 바닥을 쏘고 학교를 둘러싸고 있던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사건 현장이 된 학교는 애틀랜타 동부 교외 지역인 디케이터 시에 위치한 로날드 E. 맥네어 디스커버리 아카데미로 프리케이 학생들부터 5학년까지 87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사건이 발생하자 어린 학생들이 경찰과 선생님의 보호를 받으며 학교 건물 뒤로 빠져 나와 스쿨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밖에서 숨을 죽이며 기다리는 드라마틱한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범인인 마이클 힐은 지역교회 목회자 부부의 돌봄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몇 년 전, 당시 십대 후반이던 힐이 작은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자 그와 몇 달간 함께 지내며 엄마처럼 돌봐줬던 나타샤 노츠 사모는 그가 특별한 분노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았다고 두둔했다. 다만 힐은 친구가 거의 없었고, 가족들에 대해서도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가족의 일부입니다"라고 밝힌 노츠는 "힐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는 죽었고,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으며, 형제들이 있다고 했어요. 이번 사건을 통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건 완전히 이 아이답지 않은 행동입니다. 내가 아는 마이클이 아니에요. 마이클을 알던 사람들은 모두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츠는 힐이 이사를 나간 뒤에도 연락을 하고 지냈으며, 최근에는 다른 교회 성도들 집에 거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몇 달 전, 힐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상태였다고도 한다. 하지만 사건을 벌이기 직전인 화요일 오후, 가족 중 한 사람에게 전화해 그 동안 해 준 모든 것에 고맙다고 말한 뒤 총을 가졌다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알려 졌다.
노츠 씨는 힐의 행동이 도움을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운이 없게도...그 아이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