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캡 카운티 맥네어 디스커버리 아카데미.
(Photo : 홈페이지 캡쳐) 악몽같은 시간을 보낸 맥네어 디스커버리 아카데미.

기도가 각종 총기로 무장한 살인마를 잠재웠다.

어제 오후 1시경, 디캡 카운티 한 초등학교에 AK-47 등 총기로 무장한 채 침입한 마이클 브랜든 힐(20)의 '끔찍한 계획'을 잠재운 영웅은 다름 아닌 학교 회계장부 담당자인 안토니에트 터프 씨였다. 터프 씨를 비롯한 학교 스탭들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처로 단 한 명의 부상자 없이 범인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두고 "기적"이라고 했다.

로날드 E. 맥네어 디스커버리 러닝 아카데미에 침입해 이미 한 발의 총을 발사한 범인을 홀로 맞닥뜨린 터프 씨는 침착하게 말을 건넸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함께 있을 테니 나쁜 마음을 고쳐먹으라고 조심스럽게 권했다. 용의자 힐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학생들과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총을 비롯한 무기를 내려 놓고 경찰의 체포에 순순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터프 씨는 사건 당시를 회상했다. 학교 프론트 오피스에 앉아있다 범인이 총을 갖고 들어오는 걸 보는 순간부터 그녀는 기도하기 시작했고,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사히 탈출하고 경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할 때까지 한 시간 가량이나 따뜻한 말과 위로로 범인을 다독였다고 한다.

"나는 그를 보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가 스스로 (계획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줬어요. 대화를 하면서 총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주머니도 비우라고 말했고, 그는 그렇게 했어요. 그는 저에게 교내 인터콤을 통해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게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가 미안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교실에서 나오지 마세요'라고 했죠."

마이클 브랜든 힐.
(Photo : Henry County Sheriff's Office.) 사건을 벌인 마이클 브랜든 힐(20).

힐은 "오늘 약을 먹지 않았고, 어찌됐든 죽을 것이지만,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경찰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을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요. 나는 모든 게 다 괜찮을 것이라고 했죠. 그는 자신을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저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했죠. 그리고 우리는 함께 안전하게 나갔어요. 나는 그에게 당신이 나가면 잡힐 것이지만, 아무도 해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잡힐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제2의 뉴튼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이 될 뻔한 이번 사건을 부드러운 말과 담대한 용기로 막은 그녀를 많은 이들이 '영웅'이라고 칭하자 그녀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저는 영웅이 아니에요. 저도 무서웠습니다"라고 겸손히 답했다. 그러면서 범인을 마주하고 있는 모든 순간 하나님 안에 믿음과 가족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에트 터프 씨가 범인과 대화를 하며 시간을 끄는 동안 맥네어 아카데미의 미디어 담당자인 해롤드 D. 그랜트 씨 역시 범인이 총을 들고 들어오는 것을 봤고, 일반적인 침입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교실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선생님들에게 교실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침착하게 경찰을 기다리게 했다. 학생들은 이후 경찰의 인도로 학교 밖으로 대피해, 인근 월마트에서 학부모를 기다렸다. 

한편, 맥네어 학생들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수요일 학교 근처 맥네어고등학교로 임시등교 했으며, 학교 상담사 등은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의 상태를 살펴가며 당분간 상담과 심리치료 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