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남미 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합법화 움직임에 대해 "마약 밀매업자는 죽음의 상인"이라며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최근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이 운영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상 프란시스코 데 아시스'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약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해서는 마약 확산을 억제하거나 마약 의존도를 낮출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마리화나를 포함한 마약 합법화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의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마약 밀매 억제 대책의 하나로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우루과이 의회는 조만간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을 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인접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황은 같은 날 중남미의 가톨릭 성지로 꼽히는 상파울루 주 (州) 아파레시다(Aparecida) 대성당 대성전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덧없이 사라질 우상을 멀리하라. 더 공정하고 우애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라." 며 돈과 권력, 쾌락 같은 덧없이 사라질 우상에 집착하지 말고 빈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힘쓸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자신의 첫 해외 순방지에서의 첫 미사 강독 주제로 즉위 직후부터 강조해온 물질주의에 대한 경계를 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전망했던 브라질의 최근 시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에는 리우 시 북부 망깅요스 지역에 있는 바르깅야 빈민가를 찾을 예정이다. 바르깅야 빈민가는 올해 초 경찰의 범죄조직 소탕작전으로 치안이 확보된 곳이다.
이어 리우 대성당에서 아르헨티나 가톨릭 신자들을 만나고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행사에 참석한다.
교황 방문에 힘입어 23일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나 해변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개막식엔 신자 50만 명이 모였다. 28일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폐막 미사엔 100만 명 이상이 모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