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가 청소년·청년 선교단체 라이즈업무브먼트(대표 이동현 목사, 이하 라이즈업)의 RPS 프로그램을 전면 도입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선교단체 프로그램을 통째로 교회학교에 이식한 ‘파격적 시도’에 교회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했던 것도 사실. 1년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오륜교회의 사례를 통해 RPS 프로그램이 침체 일로에 있는 한국교회 다음세대 사역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오랜 기간 청소년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훈련시켜 온 라이즈업무브먼트가 만든 RPS(Riseup Planning School)는, 청소년들의 신앙 변화를 통해 생활 전반을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학생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공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앙과 학업, 생활의 균형을 위해 라이즈업이 제시하는 5가지 습관’을 말한다. 이는 자신만의 수면 패턴을 찾는 ‘수면 습관’, 개인 기도와 묵상을 위한 ‘경건 습관’, 우등생들의 노하우가 담긴 ‘공부 습관’, 플래닝과 피드백 등 효과적인 시간관리를 위한 ‘플래닝 습관’, 예의나 매너 등을 기르는 ‘태도 습관’ 등이다. 이 모든 습관 변화의 뿌리에는 ‘신앙’이 있다. 직업을 ‘소명’이라 여기고 근검절약하면서 최선을 다한 그 옛날 청교도들처럼, 학생들이 ‘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를 깨달으면 스스로 삶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밤 문화를 청산한 채 새벽부터 일어나 기도하며, 학교에서는 교과서·문제집과 씨름하게 된다는 것.
이는 라이즈업 사역자들이 사역 현장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은혜, 그 이후’의 결과물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각 교회 수련회나 각종 집회 등에서 은혜를 체험하고 하나님을 만나지만, 그 이후의 삶이 제대로 변화되지 않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 이는 사실 한국 교회학교 전체가 안고 있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이에 라이즈업은 하나님을 뜨겁게 경험한 학생들이 삶에서 ‘더 큰 은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자신의 삶을 ‘플래닝’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여기에는 청소년 시기를 거친 대학생 선배들이 멘토링을 통해 도움을 준다.
현실적 이유도 존재한다. 학벌 중심의 사회제도 탓이겠지만, 요즘에는 장로·권사인 부모들도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자녀들’이 자칫 성적이 떨어질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교회학교가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파행적으로 운영되거나 날로 학생들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오륜교회는 돌파구, 라이즈업은 상생 모델 위해 의기투합
70-80년대 교육과 문화의 중심이던 교회의 모습 방불케 해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는 이같은 현실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여러 사역 현장에서 열매를 맺고 있던 RPS 프로그램을 교회 중고등부에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세대 사역’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김 목사는 교회 안팎의 우려 속에서도 ‘강한 체질의 다음세대를 길러내기 위해’ 이를 밀어붙였다.
라이즈업측도 처음엔 망설였지만, “주로 갈등구조로 알려진 ‘선교회와 교회’ 사이에 상생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2012년부터 중고등부가 3시간 가까운 통합예배를 토요일에 드리게 됐고, 이후 2시간 동안 리더훈련을 갖고 있다. 주일에는 가족과 함께 주일 낮예배를 드리고 있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토요일에 드려지는 예배임에도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이들이 각 학교로 가서 기도모임이나 기독 동아리 등을 만들어 전도에 나서고 있다. RPS 프로그램은 오륜교회 인근 학교들이 최근 대세인 ‘자기주도학습’ 일환으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신자 학생들이 교회로 찾아오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즈업측은 이에 대해 “1970-80년대 교육과 문화의 중심이던 교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션스쿨이 아닌 인근 학교들(광문고·동북고·중동고·오금고·세종고·오륜중 등)에서 오륜교회 중고등학생들이 실시한 ‘전도집회’를 통해 많은 학생들의 초청과 영접이 이뤄졌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2,145명이 학교에서 복음을 들었고, 이들 중 535명이 결신한 것. 라이즈업측은 “RPS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대학에 진학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의 교사 지원 수치”라며 졸업생 63%가 봉사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 ‘교사·학생들 만족도 높아’
RPS 도입 1년을 맞아 실시된 설문조사는 1년여간의 사역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서에 가깝다. RPS 1년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라이즈업이 아닌 교회측이 전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열성적인 학생들’ 뿐 아니라 ‘예배만 드리고 가는 학생들’까지 모두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질문이나 학생들이 골라야 했던 객관식 문항들 모두 RPS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았다. 최근 오륜교회는 교회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달 22일 ‘라이즈업코리아대회 킥오프’ 행사에서 공개했다.
먼저 오륜교회 교회학교 교사들 63명에 대한 설문 결과다. 이들은 RPS가 도입된 2012년 이전에도 대부분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했던 경험이 있고, RPS 도입 이후 혼란을 겪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 어느 정도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 먼저 이들은 ‘현재 중고등부 예배가 기존 예배보다 좋다고 생각한다’에 40.3%가 ‘매우 그렇다’, 40.3%가 ‘그렇다’를 선택해 80% 가까이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보통이다’는 11.3%, ‘아니다’는 8.1%에 불과했다. ‘중고등부 예배를 (지금처럼) 따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에는 30.7%가 ‘매우 그렇다’, 37.1%가 ‘그렇다’고 응답, 68% 정도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외에 ‘보통이다’는 14.5%, ‘아니다’ 16.1%, ‘전혀 아니다’ 1.6% 등이었다.

‘RPS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에는 15.9%가 ‘매우 그렇다’, 63.5%가 ‘그렇다’, 20.6%가 ‘보통이다’라고 했고, ‘분반모임 때 RPS를 진행하고 있다’는 11.1%가 ‘매우 그렇다’, 46.0%가 ‘그렇다’, 31.8%가 ‘보통이다’ 등으로 90% 가까이 RPS를 실시하고 있었다. ‘아니다’는 11.1%였다. RPS에서 중요한 ‘멘토’로서의 역할을 교사들이 실천하고 있다(RPS를 실천하여 모범이 되고자 한다)는 대답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멘토 교사’와 ‘기존 교사’ 간의 화합과 협력에 대해서는 35.5%가 ‘그렇다’, 29.0%가 ‘보통이다’였고, 24.1%가 ‘아니다’, 11.3%가 ‘전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교사들에게 ‘RPS가 청소년 사역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더니, 28.6%가 ‘매우 그렇다’, 44.4%가 ‘그렇다’고 대답해 RPS가 교회에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정착했음을 나타냈으며, 20.6%가 ‘보통이다’, 4.8%가 ‘아니다’, 1.6%가 ‘전혀 아니다’를 선택했다. ‘선교단체와 교회학교의 연합으로 부흥하고 있음을 느낀다’에는 25.0%가 ‘매우 그렇다’, 43.3%가 ‘그렇다’를 골라 65% 가까이가 긍정적이었다. ‘보통이다’는 25.0%, ‘아니다’는 6.7%에 불과했다.
학생들 305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을 실시했다. 먼저 RPS를 1주일간의 삶 속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학생들은 약 66.4%(그렇다 20.7%, 보통이다 45.7%)였고, 하지 않는다는 학생들은 33.6%였는데,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의 실천 비율이 높았다. 가장 실천 비율이 낮은 연령대는 아직 공부나 신앙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은 중학교 1학년생이었다. 예배 후 2시간여 동안 이어지는 제자훈련에까지 참여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41.1%였다.
‘RPS 예배를 통해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는 학생들은 전체의 2/3에 가까운 188명(그렇다 120명, 매우 그렇다 68명)이었다. ‘보통이다(81명)’도 포함하면 90% 가까운 학생들이 긍정적인 대답을 한 셈. 신앙도 뜨거워져서, ‘야외 새벽기도에 주 1회 이상 참석한다’는 학생들이 약 21%였고, 매일 참석하는 이들도 1.6%에 달했다. ‘학교 기도모임 주 1회 이상 참석자’들도 약 36%였다. 전체의 16%는 일주일 5회 이상, 즉 매일 참석하고 있다.

RPS 예배는 토요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 ‘강제성’은 없는 상태. 이에 대해 ‘중고등부 예배 참석 동기’를 물었더니, 49.8%가 ‘스스로’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부모님의 권유’ 22.7%, ‘친구의 권유’ 9.8%, ‘선생님의 권유’ 4.4%, ‘기타’ 13.2% 등이었다.
RPS가 ‘생활 영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가 12.2%, ‘그렇다’가 29.7%를 차지, 약 42%가 긍정적이었다. 이외에 ‘보통이다’는 37.4%였고, 부정적 응답은 약 20%(‘아니다’ 13.6%, ‘전혀 아니다’ 7.1%)였다. ‘학업 영역’에 대해서도 비슷했다. ‘매우 그렇다’가 11.4%, ‘그렇다’가 30.9%이었으며, ‘보통이다’가 37.7%, ‘아니다’가 13.4%, ‘전혀 아니다’가 6.7% 순이었다.
이외에 ‘생활 태도가 변화됐다’, ‘수면 습관이 변화됐다’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학생들이 각각 45%와 30%였으며, ‘삶의 목표가 생겼다’에는 52%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아, ‘학교 폭력 해결책’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RPS로 친구·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도 각각 39%와 41%를 차지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는 은혜를 지속시키고 사명을 이루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2013 RPS 여름 컨퍼런스 ‘은혜… 그 다음!’을 진행한다. 2박3일간 열리는 컨퍼런스에는 이동현 대표와 이동호 사무총장, 문미정 팀장, 조주영 컨설턴트와 대학생 멘토들이 나선다.
모든 컨퍼런스는 2박3일간 실시되며, 지역별로는 제주지역 제주성안교회(7월 22-24일)를 시작으로 성남·용인지역 연정교회(7월 25-27일), 강동·송파지역 오륜교회(7월 29-31일), 일산지역 거룩한빛광성교회(8월 1-3일), 수원지역 와~우리교회(8월 5-7일), 강북지역 정인교회(8월 8-10일), 울산지역(8월 12-14일) 등에서 각각 예정돼 있다. 등록비는 청소년 6만 5천원(성인 5만 5천원)이며, 시작 1주일 전까지 입금시 5천원 할인된다. 부모들을 위한 일일 티켓(2만원)도 판매한다(문의: 031-718-9712, www.rps.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