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라클 LA 교회를 섬기는 필자는 뉴저지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친 직후 뉴욕을 떠나 케냐 나이로비와 짐바브웨를 거쳐 잠비아 루사카에 도착했다. 30시간을 훌쩍 넘는 긴 여정이었다. 여러 차례의 환승과 장시간 비행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사명의 자리로 인도하시는 순례의 길이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해외 일정이 아니었다. 필자가 섬기는 미라클 LA교회가 2003년부터 펼쳐 온 Vision 50 선교운동의 현장을 돌아보고, 현지 동역자들을 격려하며 하나님의 비전을 함께 나누기 위한 선교 여정이었다. 현재 Vision 50 운동에는 18개국, 3,000여 교회, 4,000여 명의 목회자, 그리고 약 12만 명의 성도가 함께하고 있다. 잠비아 역시 하나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시는 선교의 땅 가운데 하나다.
잠비아는 남부 아프리카의 내륙국가로, 비교적 안정된 정치 환경 속에서 성장해 온 나라다. 특히 헌법에 ‘기독교 국가’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어 복음과 교육 사역이 확장되는 데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가난하여서 세계 GDP 순위에서 111위를 차지하는 형편이었다. 우회 도로도 부족하고, 도로는 군데 군데 비포장이요, 신호등이 없기도 하고, 심지어 밤에 가로등도 없는 곳이 많은데 놀라운 것은 잠비아에서 경적 소리를 거의 듣지를 못하였다. 가난해도 여유로움과 품위를 유지하는 귀한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이번 선교 기간 동안 방문한 비전스쿨에서는 우리 선교팀의 EM 멤버들이 앞에서 찬양과 율동, 성경 이야기를 인도했고, 함께 한 우리는 아이들 곁에서 손을 잡아 주고, 게임을 도우며, 간식을 나누어 주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아이들은 하나씩 간식을 받아 들었다. 아이들은 허름한 교실 앞, 의자 하나 없는 황무지의 흙바닥에 옹기종기 앉아 친구들과 함께 스낵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눈은 참으로 맑았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작은 간식이었지만,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했다. 순수한 눈망울로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도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들의 웃음은 풍요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감사에서 나온 웃음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선교팀 모두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주기 위해 갔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그 아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더 큰 선물을 주셨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삶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다시 배우게 하신 것이다.
이번 선교 가운데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루사카 외곽의 한 가난한 마을에서 드린 예배였다. 마을 입구에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있었다.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것처럼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것들을 쓰레기 더미에서 찾으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참 동안 비포장 도로를 지나 마을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무릎 높이의 벽에 창문도, 기둥도, 지붕도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작은 교회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배가 시작되는 순간, 우리의 시선은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향했다. 성도들은 온몸으로 하나님을 찬양했다. 손뼉을 치며, 발을 구르며, 있는 힘을 다해 하나님을 높였다. 그 어떤 악기도, 음향시설도, 조명도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들의 찬양은 그 어떤 대형 성전보다 뜨거웠다. 그들의 얼굴에는 가난보다 감사가 있었고, 절망보다 소망이 있었다. 그날 드려졌던 예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예배를 완성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Vision 50 선교운동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역은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특히 현지 목회자들을 말씀으로 훈련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별히 목회자들에게 성경을 직접 필사하도록 권면하고, 모든 설교를 완벽한 설교노트를 작성하도록 강조한다. 이는 말씀으로 준비된 목회자가 세워지고, 그 목회자를 통해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도록 섬기는 것이다. 이번에도 훈련을 마친 후, 성실하게 말씀 필사와 철저한 설교준비를 하는 목회자들에게 작은 장학금을 전달하였다.
약 70명의 목회자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에 앞서, 예정에도 없이 갑작스럽게 필자에게 영어로 간증을 부탁하는 순서가 주어졌다. 영어가 모국어인 잠비아 목회자들 앞에서 서툰 영어로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인도하신 은혜를 긴장하며 간증하였다. 즉흥적 간증이기에 필자는 늘 강조하던 제자도(Discipleship)와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에 대해 함께 말씀을 나누었다. 선교적교회를 강조할 때 필자는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 이는 가난한 나라의 교회가 선교적교회가 되라는 메시지에 마음이 열릴까?라는 우려였다. 그런데 잠비아 목사님들의 눈빛은 반짝였고, 심지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 분들의 눈빛은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는듯 하였다.
잠비아에서 우리가 본 것은 가난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아이들의 웃음, 성도들의 찬양, 목회자들의 헌신 속에서 하나님은 이미 일하고 계셨다. 우리는 단지 그 역사에 동참하는 은혜를 누렸을 뿐이다. 선교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사명이 아니다. 누구나 무릎선교사, 두손선교사, 온몸선교사로 동참할 수 있다. “건너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음성에 지체없이 나아가는 팔로워들이 되기를 축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