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7월 중순 기록적인 폭염을 겪으면서 단 일주일 동안 1만 명이 넘는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오메가 블록(Omega Block)'과 '열돔(Heat Dome)' 현상을 지목하며, 기후변화가 피해를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하는 유럽 사망률 모니터링 네트워크 '유로모모(EuroMOMO)'에 따르면,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일주일 동안 유럽 전역의 초과 사망자는 약 1만65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85%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독일 피해 가장 커
국가별로는 독일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는 이번 폭염으로 최소 5,120명에서 최대 5,5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부분은 75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특히 독거노인의 피해가 컸다.
폭염으로 강과 호수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익사 사고도 증가했다. 독일 인명구조협회는 최근 한 달간 익사자가 99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중심으로 약 2,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과 자연환경청 자료를 토대로 한 연구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영국 기상청 연구진은 이번 사망자의 약 42%는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는 약 2,0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보고됐다.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서 에펠탑이 일부 시간 조기 폐쇄됐고,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도 관람 시간을 단축하는 등 관광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벨기에에서는 약 1,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 벨기에 공공보건연구소 시엔사노(Sciensano)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폭염기 초과 사망률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폭염 관련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천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주민 1,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메가 블록'과 '열돔'이 폭염 장기화
기후학자들은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대기 상층의 기압이 오메가(Ω) 형태로 고정되는 '오메가 블록' 현상을 꼽고 있다.
이 현상으로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서유럽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됐으며,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더해지면서 폭염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토양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증발 냉각 효과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지표면 온도가 더욱 상승해 폭염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 대응 체계 전면 재검토 필요"
이번 폭염을 계기로 유럽 각국에서는 폭염 대응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환경청(EEA)은 최근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은 공중보건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며 회원국들이 폭염 대응 의료체계를 강화하고 도시 녹지 확대와 냉방 인프라 확충 등 기후 적응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북·서유럽 지역에서는 고온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실내 온도가 밤에도 충분히 낮아지지 않아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건강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