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금요일은 한국의 추석이었습니다.
추석이 되면 고향과 가족을 떠올리게 되고, 한 해 동안 정성껏 뿌리고 가꾼 추수의 열매를 거두며 감사했던 우리의 전통도 생각납니다. 창에 비친 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수고한 농부가 가을이 되어 잠시 일을 멈추고 열매를 바라보듯, 우리에게도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잠시 멈추어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아직 추수감사절이 남아 있지만, 추수의 계절을 맞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안식의 은혜를 생각해봅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마지막 날인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고 그날을 복되게 하셨습니다. 안식은 죄가 들어온 이후에 생겨난 제도가 아니고 창조 때부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안식하기를 어려워합니다. 바쁘게 살아야 마음이 놓이고, 쉬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처럼 느낍니다.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은 계속 일합니다. 휴가를 가서도 다음 일을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예수님께서는 사역에 지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막6:31)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만 말씀하지 않으시고 "쉬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잠시 멈출 수 있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내가 멈추어도 하나님께서는 일하시고, 내가 모든 것을 내려놓아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교회와 우리의 삶을 붙들고 계십니다.
안식의 가장 깊은 의미는 '내가 멈추어도 하나님은 일하신다'입니다.
이번 주부터 저는 2주간 안식의 시간을 갖습니다. 3년 만에 갖는 휴가입니다. 건강도 돌아보고,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한 주는 조용히 하나님 앞에 머물러 지난 사역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준비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저의 휴가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원합니다.
혹시 쉬지 않고 너무 오래 달려오지는 않으셨습니까???
혹시 내가 멈추면 모든 것이 멈출 것처럼 살아오지는 않으셨습니까???
잠시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십시오. 천천히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책을 읽으며 쉬시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은혜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계속 달리는 사람에게는 지나온 길이 잘 보이지 않지만, 잠시 멈추면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셨다는 사실이 보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믿음이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며 멈추는 것도 믿음입니다.
이번 가을,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의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잠시 멈추었다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힘으로 다시 기쁨으로 섬기겠습니다.
멈추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