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고난함께 등 에큐메니칼 단체들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계획 중인 '빛의 순례(가칭)'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준비위는 초대교회 당시 공의회가 최초로 열린 예루살렘을 포함해 제1차 WCC 총회 개최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부터 제9차 총회가 열린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레까지 역대 개최지들을 거쳐 부산에 도착하는 '빛의 순례' 사업을 계획 중이다.
성화봉송 형식으로 진행될 이 사업은 한국에서 열리는 총회를 전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명목으로 오는 7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다고 한다.
준비위 조성기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이번 빛의 순례 행진은 WCC 총회를 전세계에 알려 높아진 한국교회의 위상을 보여줄 기회로, 성화봉송 행사는 해외 한인교회들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올림픽 성화봉송'을 신학적으로 재해석해 지구촌의 정의와 평화, 생명의 샬롬공동체를 구현한다는 방침으로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러 에큐메니칼 단체들은 "'빛의 순례' 사업을 중단하고, 그리스도인들이나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자"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행사 참여 구성원이 현 준비위 상임위원 몇 명 뿐인데도, 10억원이라는 막대한 경비가 소요돼 교계 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성도들과 국민들의 피땀 어린 헌금과 세금을 하나님의 뜻인 공공성에 따라 사용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준비위는 한국인 몇 사람만 참여하는 이 사업에 정부 지원금 20억원 중 5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는 너무나 불합리한 계획이어서 김삼환 준비위 상임위원장님과 준비위에 공개서한을 긴급히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