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각) 새로 취임한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주교(Justin Welb·57)가 “동성애자 동료들과의 강한 친분 때문에 이 문제에 깊은 도전을 받아 왔으나, 전통적 결혼에 대한 교회의 지지 입장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BBC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웰비 주교는 일부 게이 동료들과의 친분을 인정하면서, 그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에 깊이 도전을 받았다고 전했다. 웰비 주교는 그러나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바꿀 계획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영국 교회는 이와 관련해 매우 확고하면서 지속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결혼은 한 여성과 남성의 일생에 걸친 연합이다. 동시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중심은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성’”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015년까지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와 영국 로마 가톨릭 교회는 “사회적인 변화가 강요돼서는 안 된다. 또한 전통적인 결혼이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반대해 왔다. 많은 분석가들은 그러나 결혼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있는 서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에 영국 또한 동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웰비 주교는 “영국 성공회는 동성애 문제에 눈을 감지 않겠지만, 그들의 위치에서 그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같은 웰비 대주교의 입장은 전임자였던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와 별반 다르지 않다. 로완 대주교 역시 전통적인 결혼을 지지하면서 동성애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교회의 더 나은 역할을 요구한 바 있다.
웰비 대주교는 또한 “이것이 예수의 삶과 성품을 닮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교회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는 분명히 일들을 잘못할 수 있고, 나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는 옳은 일을 더 많이 할 것이고 지금까지 그러했다”며 교회가 완벽하지 않고 실수할 수 있지만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출된 로마 가톨릭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은 웰비 주교에게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양 교회가 좋은 관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웰비 대주교가 새로운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나에게 임한 주님의 새로운 소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