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시간으로 23일 KBS1 TV 환경스페셜 307회 특집으로 ‘동물공장 2부작 제1편 1.1m2의 자유, 돼지’가 방송됐다.

-기획의도
돼지와 닭의 공통점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종의 하나라는 것, 그리고 가혹한 환경에 의해 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닭고기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축산 농가에서는 저비용 다량 생산을 위해 좁은 공간에서 동물을 사육한다. 그러나 학대 수준에 가까운 사육틀이나 케이지와 같은 최저 공간에서의 생활은 가축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가축들은 점차 면역성이 떨어져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축산농가에서는 많은 항생제를 사료나 음수를 통해 과도하게 투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최대의 즐거움인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그들, 산업 동물이기에 앞서 생명체인 그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질 권리는 없는 것인가. 소비자가 원하는 싸고 질 좋은 고기, 그 생산의 전 과정을 통해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가축 사육실태와 과도한 항생제 남용 현장을 고발했다.

-1.1m2의 세상에서 분만만을 강요당하다.
돼지는 가혹한 환경의 축산 ‘공장’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가로 1.8m, 세로 0.65m의 콘크리트 철창.

스톨이라 불리는 이 공간은 번식용 암퇘지, 모돈(母豚)이 평생을 보내야 하는 보금자리다. 일체의 운동은커녕 조금의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는 공간. 돼지는 그 자리에 서서 그저 뱃속 새끼만을 키워낸다. 스톨을 벗어나는 유일한 시간은 분만. 운동 없이 살만 찌운 임신돈은 그렇지 않은 돼지의 경우보다 몇 배의 산고의 시간을 겪고 새끼를 낳는다. 그리고 한 달 이내에 재 발정이 유도되어 임신에 들어간다. 모돈은 죽을 때까지 그렇게 임신과 분만만을 반복한다. 돼지 축산 농가는 줄어들지만 돼지사육두수는 늘어나고 있는 현실엔 점차 기업화되는 공장형 축산이 있었던 것. 한정된 농장 면적에서 최대한 많은 수의 동물을 생산해 내는 ‘진화’된 축산 형태가 아닐 수 없다. 추억 속 ‘돼지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죽기 위해 사는 삶, 비육 돈
싸고 질 좋은 고기만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점차 기업화되어 행해지는 동물 학대!

코로 땅을 파는 습성을 가진 돼지. 그러나 이 시대 돼지들은 땅과 흙을 모른다. 차가운 콘크리트 철창에서 태어난 돼지들에게는 어미의 것처럼 가혹한 삶만이 기다리고 있다. 나자마자 꼬리가 잘리고 생니 8개 역시 펜치로 잘린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돼지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공격적 이상 행동에 대한 대비책이다. 본래 돼지는 무리 지어 사는 사회성 동물로 잠자리와 배설하는 곳을 나누는 청결한 동물이다. 그러나 2007년도 돼지들의 집은 그런 공간을 구분할 수 없는 밀집형 축사다. 그들은 기본적인 생태 환경조차 무시당한 채 오로지 살만 찌우며 살아간다. 태어나서 도축장으로 끌려가기까지 5~6개월 짧은 비육돈의 삶을 밀착 조명했다.

-축산 항생제, 어디까지 왔나
“열악한 환경에서 가축을 사육하다 보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면 치사율도 아무래도 높아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더 넣어야 하고 항생제를 더 넣어야 한다.” - 수의학과 교수

한국동물복지협회와 참여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육류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은 스웨덴의 24배, 노르웨이의 18배, 미국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연간 약 1500톤의 항생제가 가축의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성장 촉진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항생제 과다 사용이 내성률로 인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여 유럽연합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항생제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해 나가고 있다. 비록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상태는 아니지만 인수공통 항생제 사용에 따른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지금, 한국의 양돈장에서 벌어지는 항생제 오남용 실태를 확인했다.

-우리 돼지로 진정한 웰빙을 꿈꾸다.
“우리는 이것을 산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농사일뿐. 우리는 이들에게 좀 더 넓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고, 우리의 법도 그렇다.” - 덴마크 양돈업자

세계적인 양돈 선진국 덴마크. 그들은 동물 복지를 우선시한 축산 형태를 지녔고 항생제 규제는 세계 최고다. 또한 동물 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축산물에 대해서는 스스로 수입 규제를 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양돈 산업을 보호한다. 동물 복지를 고려한 축산 형태, 그들에게도 시작이 있었다. 내부적으로 큰 진통을 겪으며 진화한 덴마크 양돈업의 꿈, 그 모습을 확인했다.

“돼지는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도 행복하다.” - 전남 무안 자연농업 양돈업자

전혀 다른 양돈 형태로 돼지를 키우는 곳이 있다. 무 항생제에 도전, 한국 축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곳. 이곳 돼지들은 햇볕을 쬐고 무리 지어 장난을 친다. 이곳은 인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용되는 돼지란 산업 동물에게 최소한의 편의를 보장해준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 결과 돼지 사육의 가장 골칫거리인 가축분뇨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전남 무안에서 펼쳐진 웰빙 축산의 비밀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