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속담에 “빨리가기를 원한다면 혼자가고, 멀리 가기를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라”(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with others)란 말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급한 사람이 누구냐고 한다면 당연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인도네시아에서 사역을 할 때보면 인도네시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이 있는데 모든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말 하나밖에는 모른데 그것은 “빨리 빨리”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수 없이 많은 외세의 침범을 받아왔고 남북한의 긴장관계는 60년을 넘어섰다. 우리에게 가지고 있는 것은 두뇌뿐이고 시간밖에는 없기에 우리가 잘 살는 방법은 머리를 빨리 굴리고 시간을 아끼는 수 밖에는 없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

빠른 것은 좋지만 일이 너무 인스탄트식이 된다든지, 혼자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달린다면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일들을 그릇치거나 쉽게 피곤해 할 수 밖에 없다. 영국의 윌리암 케리가 1792년에 인도로 떠나면서 프로스탄트 선교의 본격적인 시작을 고하게 되었는데 벌써 220년의 서양 선교의 역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는 고작해야 본격적인 선교가 시작된지 40년을 지나는데 벌써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의 기질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빨리 뛰다가 끝내 버리는 기질말고, 천천히 가더라고 같이 가면서 멀리 갈 수 있다면 우리의 선교는 많이 성숙하고 그 성숙 뒤에는 많은 열매를 맺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많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해도 말이다.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는 KIMNET 10주년 기념 선교대회가 샬롯장로교회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역동적 선교를 위한 커넥션”이라고 정했다. 이 말은 상호 커넥션만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선교는 역동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이다. KIMNET(Korea Inter-Mission Network)은 이름이 말해 주듯이 네트웍크를 생명으로 하고 있다. 마치 누가복음 5장에서 말하듯 베드로가 다른 동무들(partners)을 불러 그물을 끌어 올리니 두 배가 가득찬 것 처럼 주님을 통한 기적도 중요하지만 그 기적을 관리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같이 받들 수 있다. 커넥션을 통해서 우리는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커넥션을 통해서 이 시대의 한국 선교의 독단적 체계를 협력적 체계로 말들어 주님이 오실 때까지 선교를 다시한번 활성화 시키고 모든 민족이 복음을 들게 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하겠다.

선교는 대형교회의 전용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떻게 소형, 중형교회들이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힘을 합치면 될 수 있다. 같이 고민하고 전략을 짜면 선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렇게 이루워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 과정을 기뻐하실지 모른다.

---본지는 앞으로 <선교의 새 패러다임>을 주제로 이은무 선교사의 칼럼을 매주 연재한다. 1976년, 인도네시아 정글로 파송돼 한국 선교의 1세대 가운데 한 명인 이선교사의 칼럼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선교의 하나님'께서 펼쳐 나가길 원하시는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예수님이품으셨던 '선교적 심장'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