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후보인 미트 롬니는 지난 11일 ‘미국의 목사’라고 불리우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집을 방문했다.

대선 때면 항상 후보들이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를 얻기 위해 빌리 그래함 목사를 찾아가 그의 지지를 얻으려는 전통을 이어간 것이다.

올해 94세의 그래함 목사는 자신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함께 롬니 후보를 환대한 후 이번 대선에서 롬니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롬니는 아내와 43년을 살면서 5명의 아들을 잘 키워왔다”며 “유권자들은 결혼의 성경적 정의를 지지하고 생명의 신성함을 보호하며 종교의 자유를 방어하는 사람을 선택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달리 동성결혼과 낙태를 반대하는 롬니 후보를 찍으라는 미국 기독교인들에 대한 압력이었다.

미국 개신교를 상징하는 그래함 목사가 롬니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당초 예상과 달리 롬니의 ‘몰몬교’가 미국 기독교인들에게 이번 대선에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대표적인 방증이다.

미국 목사의 75%는 몰몬교도를 기독교인으로 보지 않는 등 미국 기독교계에서 ‘몰몬교’는 이단으로 간주되어왔다.

몰몬교는 1830년 뉴욕 맨체스터에서 조셉 스미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몰몬교는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 점에서는 기독교와 같으나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신약*구약 성서 외에 스미스가 천사 모로나이의 지시에 따라 땅 속에 묻힌 고대 금판을 찾아 번역했다는 ‘몰몬경’, 그 밖의 계시를 집대성했다는 ‘교의와 성약’, ‘값진 진주’ 등에 성경과 같은 권위를 부여하는 등의 이유로 이단으로 여겨졌다.

이런 까닭에 몰몬교도인 롬니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과연 공화당의 기초이자 유권자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컸다.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복음주의 기독교인 가운데 20%는 대선후보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몰몬교도라면 찍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롬니 후보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정해지자 그의 몰몬교는 미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그를 찍겠다는 자신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최대 개신교파인 남침례교 라이프웨이 연구소가 지난 10월 미국 개신교 목사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57%의 목사가 롬니 후보, 17%가 오바마 대통령를 찍고, 22%는 미결정이었다.

롬니를 찍지 않겠다고 답한 목사 중 롬니가 몰몬교도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은 1%에 불과했다. 결정하지 못한 목사들 가운데도 60%는 자신이 망설이는 이유는 롬니가 몰몬교도인 것과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몰몬교는 이단이라며 기독교인들은 몰몬교도인 롬니를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반향을 일으켰던 유력한 달라스 남침례교회의 로버트 제프리 목사도 롬니를 찍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제프리 목사는 여전히 몰몬교도를 기독교인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유권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기독교인과 롬니와 같은 몰몬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는 비성경적인 원칙을 수용하고 있고 롬니는 생명과 결혼의 신성함 등 성경적 원칙을 수용하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롬니가 몰몬교도이지만 그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퓨 리서치의 지난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몰몬교는 기독교와 다른 이단이라고 답한 백인 복음주의자들 중 67%가 롬니를 찍겠다고 답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