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의 한 대학 동아리에서 학생들이 빨리 취하기 위해 술로 이른바 `관장(灌腸)'을 하다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발생,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26일 워싱턴 포스트와 CNN 등 미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테네시 주립대학의 학생 동아리 `피 카파 알파' 회원들이 동아리방에서 이른바 `알코올 관장'을 했다.


알코올 관장은 빨리 취하기 위해 술을 항문에 주입하는 것으로 이 동아리를 비롯한 일부 학생 단체들 사이에 암암리에 전해져오는 통과의례 같은 행사다.


`항문으로 술 마시기'로도 불리는 이 관행은 지난 22일 이 동아리방에서 학생 한 명이 쓰러져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고 의료진이 환자의 위독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이 학생은 후송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4%에 달했다. 이는 음주운전 판정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수치다.


병원 측의 신고로 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동아리방엔 술병들과 튜브를 비롯한 관련 도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알코올 관장에 참가한 학생 12명 가운데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정 개인에 대한 집단적 괴롭히기 등으로 인한 사건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들은 모세혈관이 집중 분포된 항문에 알코올을 주입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단시간에 급상승하는 등 매우 치명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학 학생생활 담당 부총장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은 처음 듣는 것이며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사건은 대학 당국자들이 동아리 대표들을 만나 학내 금주 교칙을 강조하고 알코올 남용 방지교육을 실시한 지 열흘 밖에 안돼 일어났다.


다행히 쓰러졌던 학생은 치료받고 퇴원했으나 학교 측은 이 동아리방을 당분간 폐쇄하는 한편 관련 학생들을 학칙에 따라 징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