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지난 10일(현지시각) 폐막됐다.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종합 12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했던 13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결과다. 특히 이번 패럴림픽에서는 기독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기독 신앙에 의지해 값진 메달을 획득한 대표선수들을 만나 소감을 물었다. 다음은 각 선수들과의 인터뷰 내용.

김란숙 선수(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 “합숙 과정 중 코치님이 해임되시는 바람에 코치님 없이 출전했는데, 올림픽에서 저희 실수를 섬세하게 지도받지 못해 어려움이 컸어요. 그래도 기도 많이 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큰 상을 받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팀원인 고희숙 선수는 천주교인이고 이화숙 선수는 불교인인데,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존중해주고 힘을 합치니 좋을 결과가 나왔네요.

사실 어깨의 회전근개가 하나 파열된 상태인데 팀웍을 생각해 동료들에게 고통을 내색하지 않고 통증 약을 먹어가며 훈련에 임했었어요. 금메달은 제가 그 동안에 힘들게 살면서도 열심히 노력했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요. 활을 한 발 한 발 쏘면서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죠. 하나님을 사랑하는 기독 신앙인으로서 늘 사모하는 마음 변치 않고 이 세상 다할 때 까지 바른 길로만 인도해 주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장애인 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여러 종목에 실업팀이 생겨 선수들이 외부적인 어려움 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교회가 이 발판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 주었으면 좋겠어요.”

‘숙자매’로 불리는 이화숙·고희숙·김란숙 선수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함께 금메달을 거머쥐며 우먼파워를 발휘했다. 이들은 ‘환상의 호흡’으로 패럴림픽을 제패하며 훈련기간 중 잦았던 부상과 슬럼프를 완벽하게 극복했다.

문성혜 선수(탁구 여자 개인 동메달): “시합 전 제가 십자가를 새겨 만든 팔찌를 차고 경기에 나갔어요. 제가 받은 미션 중 하나가 메달 획득 시 세리머니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최후 경기가 끝나고 십자가를 올리며 그 영광을 드러냈어요. 정말 기도가 능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차오밍밍 선수와의 결혼 발표가 언론에서 너무 부풀려 보도됐는데, 사실은 9살이 아닌 7살 차이이고, 이전부터 기도하며 교제해온 사이였어요. 담임목사님도 시합 전에 이미 이 내용을 알고 우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도 했었어요. 언론 보도 후 네티즌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는데, 영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더 많이 하나님을 의지하게 됐죠. 차오밍밍의 가문은 3대가 기독교를 믿고 있어요. 삼자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저희 가정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가정이 되기를 바래요.”

문성혜 선수에게 반한 차오밍밍 선수는 지난 2007년 슬로바키아 오픈 탁구대회 파티장에서 문성혜를 직접 찾아가 관심을 표했고, 두 사람은 지난해 중국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 인연을 키워갔다. 이미 양가 부모님께도 인사를 올린 상태이며 결혼식도 곧 진행할 계획이다.

▲전민재 선수의 경기모습. ⓒ런던장애인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육상의 전민재 선수(육상 여자 T36 200m 은메달)도 뇌성마비의 고통을 극복하고 값진 은메달을 땄다. 말하는 것과 손 움직임도 불편한 전민재 선수는 발로 편지를 써서 감격을 전했다. 전 선수는 감독에게 쓴 편지에서 “훈련받는 동안 정말 눈물 나게 힘들었습니다. 감독님께 많이 혼나기도 하면서 운동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힘을 내서 오기로 끈기로 지금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키가 채 150㎝도 안 되는 작고 마른 체구의 전민재 선수는 그 동안 기독 신앙에 의지해 연습에 임했고, 이번 런던 패럴림픽에서 뇌성마비의 고통을 완벽하게 극복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