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도를 가기 위해 알람소리를 들었을 때, 갑자기 난 언제쯤 알람 소리를 듣지 않고 새벽에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알람소리를 듣지 않고도 새벽에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 몸이 그 시간에 맞추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내가 신앙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에게 생긴 작은 목표가 있다면, 진정한 크리스찬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은 목사가 되어 있지만 난 내 스스로를 생각할 때, 그렇게 신실한 목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아직도 내가 목표로 삼은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에 다가가 있지 못한 내 모습을 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는가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내가 진정한 목사가 되기 이전에 진정한 크리스찬이 된다면 진정한 목사의 모습은 저절로 갖추어 질 것이다.

오늘 날 교회 다니는 모든 사람에게도 어쩌면 정말 필요한 자기 인식이지 않을까 싶다. 교회에서 집사로 불림 받는 다는 것, 안수 집사, 권사, 장로로 불림 받는 것 이전에 진정한 크리스찬이 되는 것이 먼저인 것이다.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면 어떠한 직분이 주어져도, 어떠한 삶이 주어져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난 언제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했었다. 그런데, 알람 소리를 듣는 순간 내 마음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자그마한 해답의 끈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그 모습을 목표로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간 그 삶이 내 몸에 베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인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에 베인 습관처럼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하루 아침에 만들어질 일이 아니라 때로는 실망되고 좌절되더라도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하나님의 큰 사랑에 소망을 두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가난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지식이 부족한 것, 지혜가 부족한 것, 건강이 나쁜 것, 인생에 실패한 것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이 더 부끄러운 것이다. 이제 거울 앞에 서 본다. 거울에 비친 나 나름대로 생각하기에 잘 생긴 자신의 얼굴을 보며, 그 얼굴 뒤에 숨어있는 내 자신을 본다. 오늘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주님 주신 새 옷을 입고 그 옷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거울 앞에 서는 그 날을 기대하며…

(엡 4:22-24)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