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도 병들어도 가진 것이 없어도, 꿈을 가질 때 꿈이 있을 때 그 사람의 눈동자는 달라지고 그의 미래는 충만하고 그의 삶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꿈이 있는 자는 뒤돌아보지 않습니다(생전 영상 중에서).”

故 하용조 목사의 1주기 추모예배가 4일 오후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에서 개최됐다. 앞서 1주기 당일인 지난 2일에는 하 목사가 묻혀 있는 용인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홍정길 목사 집례로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예배 참석을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검은 정장을 입은 채로 본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은 하 목사의 생전 영상이 방영될 때마다 흐느끼며 하 목사를 추모했다.

5백여명의 온누리 연합성가대는 하 목사 추모곡인 ‘성령의 바람이여 불어오소서’를 힘차게 불렀고, 이정근 장로는 ‘왜 날 사랑하나’ 첼로 연주, 고은정 권사는 정영선 권사가 작시한 추모시 ‘바람 사람 그리워라’를 낭독했다.

하용조 목사를 이어 온누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재훈 목사는 성경봉독에 앞서 “하 목사님이 계시지 않았던 1년이 어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처음 떠오른 생각은 빈 자리가 점점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라며 “하 목사님 없는 온누리교회를 상상할 수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온누리교회를 붙잡아주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었던 1년을 보냈다. 오늘 예배를 통해 우리 마음이 새로워지고 하 목사님께서 꾸셨던 그 꿈이 우리의 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원로)는 ‘자는 자들과 남은 자들(살전 4:13-18)’이라는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준비된 크리스천, 거듭난 크리스천들에게 죽는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어차피 이 땅에 살다가 본향으로 가는 것이 삶인데, 숨 거두는 순간 하늘 문이 열리고 천사 같은 얼굴이 된다면 아무리 평생 밑바닥에서 헤맸다 해도 성공한 인생 아니겠나”고 전했다.

김 목사는 “하 목사님을 생전에 만날 때마다 감탄하고 놀란 것이 어쩌면 그렇게 아이디어가 많고 끊임없이 창조적인 생각을 쏟아낼까 하는 것이었다”며 “그런 아이디어는 상상력과 창조성에서 나오고, 그 상상력과 창조성은 영적인 내공에서 나오는 것인데 정말 보물 같은 분이라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얼마 전 하 목사님의 일본선교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일본 사람들 영혼을 위해 눈물 흘리면서 기도했다는 구절”이라며 “하 목사님이 일본 선교를 위해 한 10년만 더 일하게 해 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진홍 목사는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하용조 목사님 계실 때보다 더 크고 훌륭하게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라고 기도했다.

이후에는 여러 인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먼저 하 목사가 영국 유학 시절 큰 영향을 받은 데니스 레인 목사가 방한, “하용조 목사의 얼굴 그 자체가 바로 설교였고, 그는 진정한 목사였다”며 “그는 항상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고 그것이 그 삶의 특징이었다”고 전했다.

하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은 ‘지성’ 이어령 박사는 “세례를 받고 난 후 저는 가장 사랑하는 세 사람, 외손자와 하 목사님, 그리고 딸까지 잃었고, 그때마다 세례를 받고 모든 생을 바친 것에 회의가 일었다”며 “많이 흔들렸지만 한 가지 해답은, 아무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가장 참혹하고 아프고 슬프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오늘날 이 교회도, 우리들의 이 모임도 없었으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령 박사는 “가장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의 사랑과 생명까지 깨우쳐 주셨다”며 “천국에 가셔서 투석의 어려움과 아픔에서 벗어나셨으니 이를 정말 믿는다면 웃고 춤춰야 하지만, 저는 아직 믿음이 적기 때문에 오늘만 울려고 한다”고 한 후 추모시 ‘오늘만 울게 하소서’를 낭독했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목사님의 생애는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강력한 메시지였고, 아무리 연약해도 포도나무 되신 주님께 붙어있기만 하면 수많은 열매를 맺게 하시고 그 열매가 곧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진리를 보여주셨다”며 “전도하기 어렵다는 과학자와 연예인들에게 동시에 다가가시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곧 능력임을 깨닫게 하신 목사님께 감사드린다”고 울먹였다.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를 전한 장남 하성석 씨는 “이틀 전 아버지의 1주기를 보내면서 슬픔 가운데 20년 전 이 교회를 지으시고 기뻐하셨던 모습을 기억하니 감사함이 자리잡았다”며 “그런 아버지의 믿음과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 언젠가 하늘나라에 가서 아버지를 뵐 날을 소망하며 저희 유가족들은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후 성도들은 이재훈 목사의 인도로 ‘유가족들을 위해’, ‘온누리교회와 두란노서원, CGN TV 등 맡겨진 사역들을 위해’, ‘세계 선교를 위해’ 합심 기도했다. 예배는 하용조 목사가 예배 때마다 마지막에 함께 부르던 ‘살아계신 주’를 다같이 부른 후 남창우 목사(장충교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온누리교회는 지난 한 주간을 하용조 목사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새벽예배 시간 하 목사의 ‘믿음 시리즈’ 설교를 영상으로 청취했다. CGN TV는 다큐멘터리 ‘하용조’ 3부작을 방영했으며, 서빙고 및 양재 성전에서는 하용조 목사 사진 및 도서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