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심한 무더위와 수십년만의 가뭄이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글로벌 시장의 식량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발표를 인용,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내년에 우유와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보도했다.
50여년만에 찾아온 가뭄은 미국 옥수수 작황의 88%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옥수수는 가공식품과 가축사료 등에 필수 곡물일 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수출품목이기 때문에 미국내 식료품 가격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식량가격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미 정부는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내년에 쇠고기 가격이 4~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돼지고기와 달걀, 기타 유제품 등도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올해는 가뭄 뿐 아니라 이상고온도 문제다. 지난 1895년 이후 기상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 해양대기관리처에 따르면 올해 평균기온은 사상 최고를 기록중이다. 이는 옥수수나 콩을 비롯한 여러 작물의 생장을 저해하며 그 결과로 목축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폭염 등의 날씨는 사회인프라에도 안좋게 작용한다. 텍사스주의 고속도로와 일리노이주의 원자력발전소, 워싱턴의 도로와 지하철 등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고온과 가뭄, 폭우 등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다.
기상환경이 안좋아지자 의회는 그동안 미뤄온 농업지원법을 통과시키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는 1조 달러나 소요되는 이 법안에 대한 의견이 갈려있어 쉽게 통과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의회에는 농업과 관련한 몇몇 연방지원 프로그램이 계류돼 있지만 가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야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일부 재난 지원 프로그램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폐기됐다. 토머스 빌색 미 농업장관은 "미 하원이 농업관련 법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