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보이스카웃(Boy Scout of America)이 지난 17일 동성애자를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자 동성애 옹호자들의 비판이 거세다.

지금 시대가 어떤 데 동성애자들을 거부하고 있냐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고 군대에서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정책이 폐기되었으며 성공회에서 동성결혼을 축복하고 있는데 무슨 시대착오적 발상이냐는 것이다.

미국 걸스카웃이나 보이스 앤 걸스 클럽 등은 이미 동성애자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보이스카웃은 왜 그렇게 유별나냐는 것이다.

미국 최대 동성애자 권리단체인 ‘Human Rights Campaign의 차드 그리핀 회장은 “나라가 (동성애자에 대해) 포용으로 가고 있는데 미국 보이스카웃 지도자들은 분열과 비포용을 가르치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필라델피아 드렉셀대 로스쿨 데이빗 코헨 교수는 “보이스카웃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며 “이 정책을 고집하면 결국 시들해져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헨 교수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레즈비언과 게이들을 반대하는 편협한 사람들을 불편해 한다”며 “이 정책을 계속하면 보이스카웃은 약해지고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는 편협한 단체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이스카웃은 직원, 자원봉사자, 회원들의 성적 성향을 적극적으로 묻지는 않지만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밝히고 그런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은 보이스카웃 목적을 흐리게 하기 때문에 회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을 받아왔지만 2000년 연방대법원은 사조직인 보이스카웃이 자신들이 가르치기 원하는 가치를 결정한 권리가 있다며 동성애자의 회원 가입 거부를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반발은 이어졌다. 2명의 여성 레즈비언 커플을 부모로 두고 있는 한 보이스카웃 출신의 청년이 이 규정을 철폐해달라는 27만명의 청원서 모아 제출했고 지난 4월 보이스카웃 산하 프로그램으로 7세 남자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컵스카웃의 한 소그룹 리더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리더에서 박탈당하자 이 조치를 취소하라는 목소리가 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보이스카웃은 지난 2년동안 이 규정을 면밀히 검토했고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로버츠 마주카 미국보이스카웃 대표는 “우리가 섬기는 청소년들의 부모 대다수는 동성 성적성향에 대한 이슈는 가족 내부적으로 영적인 상담가들과 함께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환경에서 다루고 싶어한다”며 대다수 보이스카웃 부모들이 원해서 동성애자들의 회원 가입 거부를 지속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언론들은 보이스카웃의 후원자들 가운데 종교단체들이 늘어나면서 이렇게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이스카웃 후원자들 가운데 종교단체는 1995년 40%였는데 2001년에는 62%까지 증가했다.

몰몬교가 대표적인 데 이들은 청소년들의 보이스카웃 참여를 필수로 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몰몬교는 보이스카웃 회원 중 12%, 전체 보이스카웃 후원의 23%을 차지하고 있다.

보이스카웃은 지난해 1백만명이상의 청소년들이 참가해 활동하는 등 미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리더훈련 단체다.

<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