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29일) 저녁 6시, 연합장로교회(담임 정인수 목사) 주차장은 때 아닌 성도들로 북적였다. 이들이 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 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서둘러 교회로 향한 것은 매년 두 차례, 기도의 부대가 모이는 연합인의 중보기도 컨퍼런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기도원으로 향하는 마지막 차량이 도착하자 이번 컨퍼런스를 섬기는 한 봉사자는 멀리서 오는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며 살뜰히 챙겼다. ‘핫틀란타’의 명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뜨거운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은 이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궁금함을 갖고 차량에 탑승한 기자 역시 덩달아 1박 2일의 컨퍼런스가 내심 기대됐다.


중보기도 컨퍼런스는 해외선교위원회가 주최하고 해외 각 지역 케냐, 이스라엘, 니카라과, 멕시코, 로암미(중동아시아), 북방 선교를 기도로 지원하는 중보기도팀들과 중보기도에 헌신하고자 하는 모든 성도들이 참여한다. 단기선교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요즈음, 무엇보다 기도가 절실한 시기인 만큼 보내는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중보기도팀들은 단단한 각오로 다니엘기도원으로 모여들었다.

먼저 도착한 찬양팀은 악기를 조율하고 화음을 맞추며 예배와 모임을 준비하는데 분주했다. 집회장소는 이미 찬양팀의 뜨거운 찬양 소리와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어우러져 그 누구라도 어색함 없이 마음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문삼 장로의 인사말로 시작된 집회는 찬양시간으로 이어졌다. 한 주간의 피곤함도 은혜 가운데 녹아 들고 사모하는 심령으로 간절함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을 때 정인수 목사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우리가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회복과 부흥을 주신다. 회개하는 곳에 성령의 은혜를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위기의 시대다. 이 어려운 시대에 더 뜨겁게 기도하고 하나님께 부르짖는 영적 특수 부대가 되어 여러분이 소생되고 애틀랜타가 영적으로 회복되기를 원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회개할 때 세상이 변한다. 집단적 운동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회개하고 바로 설 때 그 때부터 그 사람 통해서 그 가정, 교회, 나라가 새롭게 변화 된다.”

말씀 이후에는 김종관 목사와 안영재 집사의 인도로 중보기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중간 중간 이어진 간증 역시 참석자들에게 도전을 주고 기도의 동기를 북돋았다.

지난해 중보기도팀장으로 섬겼던 안영재 집사는 대입시험을 마친 후 교회 분들과 함께 갔던 기도원에서의 일을 간증하며 “내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에게 고통을 주었고 얼마나 죄의 모습을 갖고 더러웠는지... 오히려 땅 속을 기어가는 벌레가 나보다 더 투명하고 깨끗해 보였다. 그 때 하나님께서 회개의 심령을 허락하시고 2시간 넘게 회개하며 기도했다”고 간증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30- 40년 후에는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 회개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이 시간 낱낱이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께 나아가자”고 회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뜨거운 눈물과 함께 회개의 탄식이 흘러 나왔고, 용서 받은 감사와 감격이 더해져 기도는 깊어가는 밤과 함께 깊어져 갔다. 기도팀장들과 교역자들은 기도를 힘들어 하는 성도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함께 손을 잡고 중보하며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하나되는 형재애(愛)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별히, 이번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케냐가 아프리카 복음화에 쓰임 받는 나라가 되도록, 이스라엘의 영적 부흥을 위해, 니카라과가 하나님의 땅이 될 수 있도록, 멕시코 땅에 성령의 불과 회개의 영이 임하도록, 동남부 농아인 전도대회를 위해, 노숙자 사역을 위해, 북방 선교를 위해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가지고 합심으로 부르짖어 선교사들과 단기선교팀들에게 영적인 힘을 더했다.

새벽 두 시가 돼서야 마무리 된 중보기도는 다음날 오전 9시, 간증과 말씀으로 이어졌다. 찬양과 말씀 시간에 강호재 장로는 오랜 신앙생활에도 회개다운 회개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4월, 4/14 선교대회에서 기도하는 가운데 회개가 터져 나와 두 시간 동안 줄곧 울었다면서 “그 후 하나님을 알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커져 성경을 읽게 됐다. 깨어진 관계도 회복되는 은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내려놓음’의 이용규 선교사의 강의가 준비돼 있었다. 그는 “우리 마음의 중심에 해결 되지 않은 것들을 하나님께서 말씀 하고 계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다한 회개를 원하신다. 그러나 회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령님이 건드리실 때 성령님의 탄식하시는 도우심으로 우리가 기도할 수 있다”고 진정한 회개의 방법을 소개했다.

일정을 마친 후 모든 성도들은 아침 햇살보다 더 환한 미소와 맑은 심령으로 사랑이 가득 담긴 축복의 인사를 나눈 뒤 모두들 각자의 자리로 향했다. 기자 역시 갑작스레 참여한 모임이었지만 마치 배고픈 아이가 어머니가 준비한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먹듯 이틀간 배부르고 풍족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게 됐다. 기도원에서 내려오며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려면 이런 은혜를 맛 볼 수 없다. 성령님께서 이 모든 일정 가운데 함께 하심을 느꼈다”는 한 성도의 고백이 귓가에 잔잔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