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에서는 라는 축구대회가 열기를 뿜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포르투갈과 체코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단연 관심은 현역 최고 선수 가운데 하나인 포르투갈의 호나우도 선수에게 쏠렸습니다.

경기 내내 체코의 수비 선수 여럿이 호나우도를 둘러쌌습니다. 때로는 옷을 잡고 늘어지고,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할 때는 꼼짝달싹 못하도록 달라붙었습니다. 또 호나우도가 공만 잡았다 하면 반칙을 해서라도 공격의 흐름을 차단하려고 했습니다. 호나우도 선수는 처음에는 그런 수비수들의 행동에 짜증이 나는 얼굴을 몇 차례 비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호나우도 선수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악착같이 달려드는 수비수들을 피하기 위해 끊이없이 움직였습니다.

결국 그는 밀착 수비를 제치고 골대를 맞추는 등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날렸고, 멋진 오버헤드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상대의 반칙으로 넘어졌는데도 미소를 지었습니다. 수비를 했던 체코 선수들도 세계 정상급 수비수들일 텐데 여러 명의 밀착 수비와 짜증나는 반칙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호나우도 선수는 결국 후반전에 멋진 헤딩골을 넣고 포르투갈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내게 반칙을 하는 선수에게 화를 내거나 나도 덩달아 반칙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악착같이 달려드는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고 나도 그 선수에게 달려든다면 작전에 말려드는 것입니다. 경기에 이기려면 어떤 경우에도 그 선수들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공과 골대만 바라보면서 그 수비수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것이 상책입니다. 수비수들의 거친 반칙과 집중 마크 때문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좋은 경기를 보여 줄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대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그건 자신이 훌륭한 축구선수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입니다. 결국 호나우도는 핑계나 변명대신에 멋진 골로 승부를 결정짓고 최고의 선수다운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호나우도 선수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살다보면 거친 반칙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옷을 붙잡고 늘어지듯 나를 짜증나게 물고늘어지는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나로 하여금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로도 나의 실패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목회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로 짜증나게 하는 교인들도 만날 수 있고, 여러 가지 상황이 제대로 목회를 하기에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도 목회자의 핑계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목회자로서의 평정심을 잃고 자기에게 맡겨진 목회를 성공적으로 감당하지 못한다면 어찌 신실한 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쉽게 핑계거리를 찾습니다. 자기의 실패와 무능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환경 탓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없이 인생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탓이고 자기 책임입니다. 실패의 이유, 부진의 이유를 남에게 돌리더라도 모든 것은 결국 내 책임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호나우도 선수가 거친 태클과 반칙에도 불구하고 멋진 골로 승리를 얻었듯이, 우리들도 여러 가지 거친 태클과 반칙을 견뎌내고 멋진 인생의 결승골을 터뜨리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