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동성애결혼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이후에 미국사회는 마치 둘로 편을 갈라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성향이 동성애자들에게 관대하다는 사실이 전혀 새로울 것은 없지만, 대통령이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한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사실 최고위급 인사들이 알게 모르게 동성애에 대해서 지지의사를 표명했던 일은 제법 많다. 딕체니 전부통령도 자신의 딸이 동성애자인것을 언급하면서 개인적으로 이해한다는 뜻을 보였였다. 하지만 이번 일로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정리되었고 두손들고 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뭇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대통령이 굳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11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양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은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이 동성애자들의 심한 압력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나왔거나, 아니면 이 발언 이후에 엄청난 양의 정치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실언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 이후에 나타난 반응을 본다면 다소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닐지 의심하게 된다.

대통령마저도 입장표명을 한 지금, 교계에서도 입장을 분명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진보와 보수의 선을 넘어서 정통과 이단의 시비를 가리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동성애가 죄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신학을 전공할 필요까지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동성애에 대해서 4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동성애와 살인 중에서 어느 죄가 더 무거울까? 아니 거짓말을 하거나 혼외정사를 벌이는 일보다 동성애가 얼마나 더 큰 죄일까? 죄의 경중을 가리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겠다. 하지만 십계명에 분명히 나와 있는 많은 죄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유독 동성애에 대해서는 많은 교회들이 강한 반대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총기때문에 한해에 3만명이 목숨을 잃고, 음주와 관련된 교통사고로 매일 수많은 생명이 덧없이 사라지는 일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교회다.

얼마전에 나온 한 연구에 의하면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뉴저지 주에서 앞으로 3년간 무려 1억 1,9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동성애 결혼 합법화란 1달러가 아쉬운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아주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더군다나 주민의 반이상이 찬성을 해주면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일이다. 흑인교회에서 가장 오래된 교단에서도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그래도 인권을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애매한 발언을 내놓았다. 도대체 찬성이란 뜻인지 아니면 반대란 뜻인지 좀처럼 구분이 가질 않는다.

동성애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동성애가 살인보다 더 큰 죄인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살인이나 거짓말보다 훨씬 낫다.버려진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우니 사회적으로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동성애자들이 훨씬 더 우수한 시민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문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위 커밍아웃이란 그저 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이 무서워서 조용히 지내다가 이제는 나를 드러 내놓겠다는 뜻이다. 동성애가 더 이상 숨길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뜻은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내가 죄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내가 하나님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죄다. 다윗이 십계명에 나온 죄를 세개나 대놓고 저질렀지만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불리웠던 이유는 오직 한가지이다. 다윗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했다. 인간으로서 많은 실수를 하고 죄를 지어서 그 댓가를 치뤄야했지만 다윗이 가장 무서워했던 일은 하나님에게서 잊혀지는 일이었다. 하나님의 영이 나를 떠날까봐 노심초사했다. 죄를 짓는 순간에는 하나님의 자리에 서서 남의 아내를 빼앗고 자신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서 그 남편을 전쟁터에서 죽음으로 몰고간 파렴치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다윗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다시 자신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 하나님을 하나님되게 (Let God be God) 함으로서 자신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었다.

지금 나의 관심은 동성애자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나의 모습. 그래서 하나님이 설 곳을 빼앗고 있는 나의 오만함이 나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칼럼리스트 하인혁 교수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Western Carolina University에서 경제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Lifeway Church에서 안수집사로 섬기는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1년도에 미국에 건너와 미네소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앞으로 하인혁 교수는 기독일보에 연재하는 <신앙과경제> 칼럼을 통해 성경을 바탕으로 신앙인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올바른 경제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삶 가운데 어떻게 적용해 나가야 하는지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의 주요연구 분야는 지역경제발전과 공간계량경제학이다. 칼럼에 문의나 신앙과 관련된 경제에 대한 궁금증은 iha@wcu.edu로 문의할 수 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