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인 10일, 제자교회 비대위측과 반대파측은 2주째 각각 교회 앞 주차장과 출입구로 나뉘어 주일예배를 드렸다. 현재 본당을 비롯한 교회 건물은 봉쇄된 상태이며, 양측은 교회 건물 모서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삼지 목사의 2심 선고 후 2주째를 맞은 이날, 비대위측과 반대파측은 오전 10시 예배 시작 전부터 예배드리러 오는 성도들을 향해 서로 주보를 나눠주면서 ‘홍보전’을 벌였다.

주차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지지측은 햇볕이 내리쬐는 등 여건을 감안해 모자와 식수를 준비했으며, 앉을 수 있는 매트리스도 지난 주보다 많이 마련했다. 반대측은 그늘에 자리잡고 있어 간이 의자만을 준비한 채로 예배에 임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앰프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교회 주변은 매우 소란스러웠으며, 이에 한 주민이 뛰어나와 격렬히 항의하는 등 어수선한 장면도 연출됐다. SBS TV에서는 비대위측 김관섭 장로와 반대파측 심규창 장로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서로 호소문과 성명서로 ‘맞불’

비대위측은 ‘제자교회 성도님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반대파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호소문은 “반대측은 지난달 28일 밤 불법으로 교회에 난입해 모든 시설물을 용접해 봉쇄하고 기물을 파괴하며 성도들을 폭행하는 악행을 저질렀고, 30일에는 학생들이 예배드리는 비전센터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박상민 목사가 소화기로 추정되는 둔기에 머리를 맞아 4cm나 찢어지는 등 다수 성도들이 다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측은 “제자교회는 현재 소속 노회가 중립이라고 총회에서도 지난 4월 10일 확인했고, 한서노회는 이미 폐지된 상태로 새로운 한서노회와 서한서노회로 분립됐다”며 “분립된 한서노회 임원회에서 임시노회장 은요섭 목사를 파송한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향후 일정에 관해 “지난 2005년 6월 18일부로 시무장로가 된 모든 분들은 다 내려놓고 제자교회를 떠나야 하고, 신앙적으로 신실한 집사님들이 새롭게 당회를 구성해 제자교회를 세워나가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며 “정삼지 목사의 거취 문제는 정 목사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해결돼야 하고, 이것이 정 목사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대파측은 한서노회의 성명서를 중심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성명서에는 △4월 12일 총회 임원회 결의에 따라 서한서노회는 오는 9월 총회에서 정식 인준 후 성립될 수 있으므로 현재 명칭과 조직은 가칭이므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제자교회는 현 한서노회 소속이다 △비대위라는 조직은 총회 헌법 어디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정삼지 목사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구속 직전 만든 불법단체다 △직무대행 직분도 성경 또는 총회 헌법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한서노회는 당회를 중심으로 교회가 정상화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들은 또 6월 4일 당회 결의라며 정관상 2011년 11월 6일과 6월 17일 1차 임기가 만료되는 심규창 등 시무장로 총 15명에 대한 연임을 발표했다. 사유로는 “교회가 분쟁 중이어서 그동안 당회 개최가 불가능했고, 2010년 1월 17일 이후 성수요건 미달 등으로 당회가 본건을 다루지 못했기 때문”을 들었다.

반대측은 이날 예배에서 자신들을 ‘당회측’, 비대위측을 ‘일부 정삼지 목사 추종세력’이라고 각각 지칭하면서, 광고를 통해 “2주 전만 해도 저희들 예배 인원이 훨씬 적었는데, 오늘 예배에서 400대 450으로 이를 뒤집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대위측 성도 수가 더 많다는 것은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했다.

이날 비대위측에서는 정삼지 목사가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김인환 목사(전 총신대학교 총장)가, 반대측에서는 한서노회에서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한 은요섭 목사가 각각 설교했다.

김인환 목사는 ‘힘있는 자의 패배(수 7:1-5)’를 제목으로 “저쪽에서는 이런 식으로 예배를 드리면 성도가 줄어들고 헌금도 줄어들 거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우리는 교회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금 (정삼지) 목사님에게는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가 필요하다”며 “우리의 본분은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요섭 목사는 ‘잃어버린 예수(눅 2:41-52)’를 제목으로 “우리는 예수님과 어떠한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머니 마리아처럼 예수님을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점검하고, 나의 가장 귀한 그 시간을 하나님과 함께 보내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