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고등학교 1학년 K(16)군이 투신해 숨진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수성경찰서는 4일 학교 폭력과 연관성 여부를 밝히기 위해 K군이 가입한 축구동우회, 재학중인 고등학교 등을 상대로 집중 조사 중이다.
또 K군이 3개월 전 쯤에 작성한 A4용지 3장짜리 유서 형식의 메모와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학교 폭력에 시달린 흔적을 찾아내고 가해자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K군이 메모에서 자신을 괴롭힌 것으로 지목한 같은 중학교에 다닌 A(15)군에 대해 조사한 결과 A군이 K군을 때린 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A군은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축구를 한 뒤 말다툼을 하다 K군을 때린 적이 있으나 그 뒤 화해하고 친하게 지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군은 K군이 숨진 데 대한 죄책감으로 4일 오전 집에서 자해 소동을 부리는 등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 대구경찰청 케어팀과 대구시교육청 심리상담사를 보내 상담을 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심리 상태가 안정될 때 까지 A군을 직접 조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에 축구 동우회 회원 20여명을 불러 K군에 대해 폭력 행위가 있었는 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축구동우회 회원들이 자주 어울려 다니던 대구 모 초등학교 주변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K군이 숨지기 전에 카카오톡으로 자신이 활동한 축구동우회 회원들에게 '목숨을 끊을지도 모른다'는 대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2년 정도 힘들었다. 3만원 뺏긴 적이 있다. 오늘 맞짱 뜨러 간다. 내가 죽던지 그녀석이 죽던지..." 등 내용이 적혀있다.
K군이 지난 2월 썼다가 찢어 놓은 것을 부모가 발견해 갖고 있다 경찰에 제출한 메모에는 "전 더이상 살기 힘들 것 같아요. 올해 초부터 어떤 녀석에게 조금만 잘못해도 맞고, 시키는 것은 다하고, 매일 집까지 데려다 줬어요. 오늘도 (그 녀석이) 축구를 하자고 나오라고 했는데, 10분 늦었다고 때렸어요..." 등으로 적어 놓았다.
이와 함께 K은 "00초등학교 앞 CCTV를 돌려보면 (내가) 매일 잡혀가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며 "그래도 안되면 거짓말 탐지기라도 써서 그 녀석들 꼭 벌을 주라"고 했다.
K군은 지난 2일 오후 7시 5분께 수성구 H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