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전, 북부보스톤 교회 집회를 마치고 오는 날, 한 여 권사님께서 한국에서 가지고 온 CD라고 하면서 예쁜 포장지로 싼 선물을 건네 주셨습니다. 말인즉, 이분이 제가 집회강사로 오는 것을 한국에서 연락을 받고, 우리교회 웹사이트에 들어와 그 동안의 칼럼을 다 읽어보셨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소리꾼 장사익씨에 관한 글을 읽다가 마침 자기도 좋아하던 사람이라, 구해서 가지고 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공수된 따끈한 CD를 이곳에 도착해서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장사익씨의 ‘어머니, 꽃구경 가요’였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입니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 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고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 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사실 이 가사는 김형영시인의 ‘따뜻한 봄날’이란 옛날 고려장(高麗葬)을 배경으로 한 시입니다. 이것이 장사익씨가 불렀는데, 그의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소리로 인해 듣는 이의 가슴 바닥까지 파고들어 눈물을 자아냅니다. 세상이 온통 꽃으로 뒤덮인 봄날, 아들은 꽃구경을 시켜 드리겠다고 어머니를 등에 업고 길을 나섭니다. 좋아라 하시던 어머니는 깊은 산골로 접어들어 가자, 그제서야 당신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 알아차립니다. 그리고는 솔잎을 한 움큼씩 따서 그 길 위에 뿌립니다. 깊은 산골서 아들이 길을 잃을까봐, 돌아갈 길을 걱정하면서.

이 노래, ‘어머니, 꽃구경가요’... 그 뜻을 알고 들으면 정말 눈물이 납니다. 자신을 버리러 산으로 가고 있음에도 그 자식이 돌아갈 길을 걱정하며 솔잎을 뜯어 흩뿌리는 어머니.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며 누구나 내 어머니를 생각할 것입니다. 이런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구나, 사랑이구나를 절감하며. 옛말에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자식이 모시려 해도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이 있습니다. 이미 부모님을 천국에 보내신 분들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오늘은 Mother's day입니다. 미국에서는 어머니날로, 한국에서는 어버이주일로 지킵니다.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게 되는 진실, 이것이 어버이의 사랑일 것입니다. 신경숙씨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도 바로 그런 자식들의 때늦은 후회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잃어버린 후에야 자신들이 얼마나 무심했는지, 그에 반해 어머니의 사랑은 얼마나 컸는지 그들은 깨닫습니다. 마침 작년에 이 책이 영어로 나와서, 아이에게 선물했었습니다. 대놓고 물어보기가 뭐해서 아직 그냥 있지만,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라는 단어 때문에.

오늘, 우리 Youth 자녀들이 부모님들을 위해 예쁜 장미꽃을 준비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여러분 한분 한분을 격려하고 여러분의 눈물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 땅에서 주님을 대신하여 주님의 아이들을 맡아 기르시는 대부(代父)요, 대모(代母)들 이십니다. 사실 아버지, 어머니란 말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신적 단어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을 부모된 자에게 허락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은 그 자체가 이 땅의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아시는대로, 기독교는 부모공경, 효(孝)의 종교입니다. 부모사랑은 하나님사랑 다음의 가장 큰 계명입니다. 십계명에서도 하나님과 관련된 다음의 5계명이 바로 부모공경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있는 첫 계명이니”(엡6:2).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부모공경이 없는 가정은 뿌리가 없는, 근본이 없는 가정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 땅위에서 가장 먼저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되고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민자의 애환이 여기 있습니다. 부모님이 조국에 계신 분들은 오늘 마음이 더 쨘하실 것입니다. 가까이 모실 수 없지만, 오늘 예배를 통해 귀한 부모님을 주심을 감사하시고, 남은 시간 부모님을 더욱 잘 섬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부모님이 천국에 계신 분들 또한 부모님 생전의 유지를 기억하고 남은 인생을 더 귀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어버이주일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준비하신 꽃과 카드는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귀한 부모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제 예수만 섬기는 집이 되겠습니다의 표현인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엠마오캠프, 8기가 시작됩니다. 써번트 60명, 디사이플 50명 정도가 참석하게 될 이번 캠프에서 우리는 어김없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인생에는 만남과 계기, 그리고 방향전환이 필요합니다. 내 생각과 자존심, 그 작은 틀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세상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번에 참석하시는 모든 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