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급여세 감면과 실업수당 연장에 따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주파수를 판매키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기존 방송사에서 반납받은 주파수나 신규 주파수를 무선 사업자들에게 팔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16일 이뤄낸 이번 합의가 주말께 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 각종 모바일 기기의 인터넷 접속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특히 대도시에서 무신 통신망 용량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모바일 기기의 수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유저들이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등을 다운받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주파수 확대는 AT&T나 버라이존 등 무선 사업자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다.


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과거 무료로 제공됐던 공공재(방송면허)의 판매 대금으로 민간기업을 보상하는 이 같은 조치에 나서는 것은 최근 들어서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파수 판매를 통해 예상되는 자금조달 액수는 약 250억달러다. 이로써 광대역망을 확대해 행정구역과 사법 관할권을 떠나 경찰과 소방관 등 전국의 모든 구호요원들을 단일 통신망으로 묶는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야심찬 프로젝트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보안기관 사이에서는 9.11 테러 이후 이같은 통신망 구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합의는 양당이 통신정책의 개선책이 아닌 급여세와 실업수당 연장 조치에 관한 견해 차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찾아진 기막힌 해법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


공화당은 실업보험 연장에 소요되는 300억달러의 예산을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양당 모두 주파수 판매를 통해 그렇게 하자는데 입장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타임스는 기존 주파수에 비용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신규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 이용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과 통신업계, 보안부서 당국자들은 주파수 판매가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스템 증설 과정에서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유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나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좀 더 솔직해지자. 이것은 경기부양책일 뿐 근본적으로 경제를 살리거나 일자리를 만드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