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후, 사건 현장인 북버지니아주뿐 아니라 전 미국과 한국에서는 추모식과 추모 촛불예배를 드리는 등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다양한 모임을 갖고 있다.

이에 북가주에서는 [VT사건을 추모하며]라는 기획을 마련해, 교회와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되새겨 보기로 한다.

18일 오후, 버클리 한인 장로교회 담임 서신일 목사를 만났다. 서 목사는 "이번 사건은 우리모두가 가해자이며 책임을 느끼고 회개해야 할 문제다" 라는 말로 자신의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본주의,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희석된 강단, 십자가로 회복해야

서 목사는 "모든 문제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균열된 관계에서 온다. 예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강단에서 십자가외에 세속적인 메시지로 희석되어선 안된다"며 현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금 시대는 자본주의 사관과 상대주의적 포스트모더니즘 영향으로 구원조차 여러 길이 있다고 주장하는 다원주의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속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정확한 기준이 되어야 할 강단의 메시지가 오히려 이것들과 결합되어 성도들의 영적 분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스도와의 결합만이 세속의 혼란의 근본적인 치료책

서신일 목사는 "교회가 원리적인 삶을 가르쳐야 한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과실을 맺을 수 없듯이 예수그리스도와 철저히 결합되지 않은 인간은 반드시 창조질서에 반한 불행과 고립, 폭력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교회가 세상의 타락한 인간들에게 원리를 회복시켜주고 원인을 치료해주는 곳이 돼야 한다"며,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와의 결합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서 목사는 "현대의 대부분의 교회는 원인치료가 아닌 임시방책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실락원된 세상의 성도들에게 분별력을 키워주지 못하고 자본주의적 사관에 따른 복과 번영만을 이야기 한다"면서, 이 시대를 아모스 선지자가 말한 '영적 기갈의 시대(암 8:11~12)'와 같다"고 언급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풍요의 초점은 영적인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속에 살아가는 성도들의 사고를 따라 현세적 복을 이야기하는 교회가 많다. 영적 기준을 제시하고, 분별력을 키워줘야 할 교회가 사회의 풍토에 희석되어 가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서 목사는 말했다.

받은 사랑 환원하는 성도들 되어야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리가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 서 목사는 교회 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회에서도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움추려있는 이들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몰고가는 데까지 방관하는 모습이 되지 말자"고 당부하는 한편,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좌절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크리스천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