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공사를 시작한 지 25년만에 오픈하는 북한의 류경호텔 개관소식을 전하면서 "조롱거리가 돼 왔던 북한의 랜드마크가 문을 연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류경호텔이 올봄 개관할 것이라는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해 전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23년이나 지연된 것"이라고 썼다.


WP는 "류경호텔은 세계에서 가장 놀라우면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건물"이라며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보다 높고, 바닥면적이 웬만한 도시의 블록 크기보다 더 넓다"고 호텔의 육중한 자태를 표현했다.


크라이슬러 빌딩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함께 뉴욕을 상징하는 고층빌딩으로 높이가 316m에 달한다. 그러나 1987년 공사가 시작된 이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돼 흉물상태로 방치돼됐던 류경호텔에 대해 "외부인들에게 류경호텔은 북한의 실패의 상징물이었다"고 묘사했다.


류경호텔은 북한이 우월성 경쟁에서 한국을 이기기 위해 착공된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WP는 "한국이 88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63 빌딩을 비롯한 고층 건물이 서울에 솟아가자 북한은 63 빌딩보다도 60m 가량이 더 높은 류경호텔 건립으로 대응했다"며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몰락하고 자금줄이 끊기자 호텔 공사를 위한 원자재를 조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한때 류경호텔 공사진행을 위해 한국의 지원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WP는 소개했다. 지난 2005년 인천이 2014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자 이 대회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 대가로 인천이 호텔 건립비용을 대줘야 한다고 북측이 제안했다는 것.


인천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북한은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008년에 류경호텔 공사를 재개했다고 한다. WP는 중국 베이징의 북한 관광업체 고려투어의 대표 사이먼 코커렐의 말을 인용해 "류경호텔은 문을 열더라도 꼭대기층의 레스토랑과 아래층의 객실 일부만 문을 열고 중간 층의 대부분은 텅빈 상태로 둘 것"이라는 소문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