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턴에 위치한 HURT Cleaners를 운영하는 나동현 집사는 올해로 이민 12년 차다. “삶과 신앙이 동떨어진 평신도의 삶을 바꿔주는 목회자’가 되고 싶어 미국에 왔지만 하나님은 ‘스스로 바뀌어 본이 되는 평신도’를 나 집사에게 원하셨다는 것을 10년이란 시간을 돌아 깨달았다.

8년 간 버릴 수 없던 평신도 목회의 꿈

“사업은 그럭저럭 잘 돌아갔어요. 하지만 8년 간 매일 아침 사업체에 출근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내 사업 현장에서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나를 간장 종지로 만드시고자 하시는데 자꾸 대접이 되겠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 집사는 1998년 평신도 목회의 꿈을 가지고, 신학공부를 위해 가족과 함께 이민 왔다. 2년 쯤 터전을 잡고 작은 세탁소를 마련해 신학공부를 시작하던 무렵, 예기치 않은 셋째가 들어서 가정의 생계를 아내에게 맡길 수 없는 상황이 왔다. 어쩔 수 없이 신학공부를 접어야 했다. 세탁소 사업은 잘 되고 물질적인 축복도 많이 받아 2006년, 대형 세탁소/공장을 마련하기에 이르렀지만 마음 속에는 늘 ‘평신도 목회’를 향한 꿈이 남아있었다.

그러다 평신도 목회를 꿈꾸게 했던 한 장로님과의 대화를 떠올리게 됐다.

“형제, 하나님이 형제에게 뭘 원하는 지 알아?”
“하나님이 저에게 원하는 거요?”
“그래. 각자에게 하나님이 원하시는게 있어.”
“….”

벌써 25년 전이다. 한 교회의 장로님과 대화하다가 ‘미가서 6:8’을 알게된 나동현 집사는 당시의 충격을 ‘망치로 머리를 한 방 맞은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성경을 펼쳐 미가서를 보여주신 장로님. 성경에는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라는 구절이 적혀있었다.

“교회를 다닌다고 했지만, 문화적으로 젖어있던 크리스천이었던 탓이었을 겁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하고 나와버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부터 삶과 신앙이 분리된 크리스천이 아니라 삶이 신앙화되고, 신앙이 삶이 되는 평신도 목회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세탁소 인수, 그리고 삶의 현장에 두신 하나님의 뜻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서는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HURT Cleaners를 인수한 당시 “잠언 22장 29절(네가 자기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런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말씀을 받았다는 나 집사.

“근실한 사람이 되는 것과 평신도 목회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데 오랫동안 그 작업을 하지 않았어요. 직임과 역할이 다를 뿐이지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다 ‘왕 같은 제사장’인 목회자로 부르셨다고 믿습니다. 크리스천을 훈련하는 사람은 목사이고, 현장에서 많은 유혹과 싸우며 실제 직원들이나 동료들에게 목회하는 사람은 평신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야 하나님이 나에게 두신 뜻을 알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신앙과 삶이 일치되는 평신도의 삶을 실제로 살아내어 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 계기가 된 사건은 2009년 말에 일어났다.

알 수 없는 분노, 하나님 앞에 실패자라고 선언하기까지

“나는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왜 일은 그만큼 하지 못하는거야?” “이 직원은 왜 이렇게 고집이 세지?” 동일 업종에 비해 직원들에게 더 월급을 많이 주고, 적정 노동 인원이 10명이면 11명을 두고 편한 작업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자부했던 그였기에 한동안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직원들의 태도에 알 수 없는 화와 분노에 시달렸다.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하니까 분노가 표출되기도 하고, 표현은 안해도 내 마음 속에는 늘 평안이 없었습니다.”

나 집사는 자신 안에 소유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분노가 생긴다는 것을 ‘파인애플 스토리’라는 짧은 책을 통해 깨닫고 난 후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리는 ‘네 신을 벗으라(수5:15)’는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다.

“2009년 말쯤에, 비즈니스도 잘 되는데 마음에 힘듦이 있었어요.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 앞에서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만하고 사람들을 무시하는 마음을 가졌고 주님의 음성을 듣는 데 소홀했구나…. “대단하다. 성공했다.” 주변사람들이 아무리 말해도 하나님 앞에서 나는 ‘실패자’라는 사실이 깨달아졌어요.”

모두가 기쁜 일터교회, 내 소유 내려놓고 타인을 위한 삶으로

나 집사는 하나님 앞에 실패자라는 생각이 들자 사업체를 내려놓고 모두 포기하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여기서 다시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경영에 관한 다양한 책자를 탐독하며 ‘일터교회’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비즈니스의 목적을 돈을 버는 것에서 사람을 세우는 것으로 변화시키고, 직원과 찾는 손님이 모두 만족하고 기뻐하는 일터가 되기 위해 기도하며 운영하는 것이 나동현 집사가 성경과 다양한 경영책자를 탐독한 후 얻은 일터교회의 개념이다.

2009년 말부터 생각했던 일터교회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초부터. 현재는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직한 경영, 섬기는 경영’을 앞세워 여러 운영 세칙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다. 사업체의 로고도 사람을 세우는 비전에 맞춰 제작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일터교회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당당히 내놓은 상태다.

“직원들이 나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기쁨으로 일할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 결과 직원들의 기쁨이 손님들에게도 전달될 것이고요. 얼마 전에는 직원 14명을 일일이 면담하면서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묻고 아침마다 기도하고 있어요. 내가 이곳에 선교사로 파송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영적, 육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교회에서는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어떻게 하면 빛과 소금의 삶이 될 수 있는지는 자세히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업체에서 직접 빛과 소금으로 살아보겠다는 선언이 나 집사에게는 ‘일터교회’의 개념이기도 하다.

“10년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인 스몰 비즈니스 주인들은 돈 많이 벌고 좋은 집에 좋은 차를 타고 자녀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요. ‘여러분의 아메리칸 드림 때문에 킹덤 드림이 안이뤄진다’는 로렌 커닝햄 목사님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터교회를 통해 킹덤드림을 직접 사업체에 투영시켜,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면 주변 사업체나 교회에서 강의를 하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저의 최종 비전입니다.”

올해 공식적인 시작을 알린 일터교회. 겨자씨 한 알로 시작한 천국이 나중에는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가 깃드는 것처럼, 시작은 작을 지라도 나중에는 ‘빛과 소금’의 길을 많은 평신도들에게 보여주는 일터교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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