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화) 오후 4시 한인회관에서는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박종대 목사, 이하 교협)에서 주최하는 ‘Virginia Tech 희생자 추모 촛불예배’가 시종일관 애통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교협 총무 최철호 목사는 이사야서 40장 ‘너희 하나님이 가라사대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말씀으로 기도함으로 예배를 시작했다.

임동선 원로목사(동양선교교회)는 요한복음 11장 25-26절 말씀을 본문으로 삼아 이번 총격사건 희생자와 그 유가족을 애도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빌었다.

임 목사는 “어제 일어난 사건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끔찍한 일이었다. 미국 학원역사상 최대의 비극이었고 100년 한인이민 역사에서도 가장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었다. 같은 학교 급우를 33명이나 죽이고 29명을 다치게 한 끔찍한 일은 인간의 타락한 죄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의 물질, 감각 문화가 인간을 이렇게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시켰다” 고 운을 떼고, 이번 사건에 대한 침통함을 드러냈다.

이어 임동선 목사는 “하지만 우리의 죄를 위해 희생하고 피 흘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그분 안에서 영원한 생명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희생자들을 피 흘림 없는 천국으로 인도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 민족적인 차원에서 책임지고 한국 동포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라고 설교를 마무리 했다.

또 임 목사는 이번 사건이 인종간 갈등으로 번지지 않고, 미 국회에서 총기 사용 규제법을 강화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진 촛불 묵념 순서는 박종대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다. 박종대 목사는 ‘희생자와 유가족, 부상자와 가족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온 국민을 위해’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모든 한인 교회들이 이 일을 놓고 기도하고 참회하는 마음을 갖도록’ 기도하자고 참석자들에게 제안했다.

오늘 추모예배에는 긴급하게 마련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협 관계자 및 평신도들이 참석했고, 한인 언론뿐 아니라 주류 언론들도 대거 참석해 주류사회도 이번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한인사회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교협 직전회장 한기형 목사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한인교회가 결코 외면할 수 없다”며 “1.5세와 2세, 유학생들을 품고 이들의 쌓인 분노와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교회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남가주교회협의회를 비롯한 한인교계는 앞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주 내 한인사회내 물질만능주의 풍조와 이기주의를 청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또 다음 세대에 대한 무관심을 회개하고 회복하는 성령운동을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