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배 목사님의 초대로, 시카고에 사는 동기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학업과 목회로 각자 바쁜 삶을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 그 동안의 안부와 소식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참 대화를 나누던 중, 시카고 대학 근처에서 공부하는 한 친구가, 서버브는 안전한데 그쪽 지역은 참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때로 권총을 든 강도를 만난 사람도 있고 해서, 한 밤중에 그 지역을 지나려 하면 마음 졸일 때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 경찰차가 나타나면 그렇게 마음이 놓일 수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실은 저도 간혹 경찰차를 볼 때가 있습니다. 주로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에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얼른 속도 계기판을 바라보고 속도를 줄이며, 마음을 쓸어 내릴 때가 대부분입니다.

똑 같은 경찰차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위안이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불안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문제는 경찰차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의 삶이 어떠한가에 따라 그것이 좌우됩니다.

이 원리는 인간의 죽음에도 똑같이 적용됨을 느낍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됩니다. 그리고 죽음 이후에는 반드시 심판이 있다고 성경은 이야기합니다. 그 심판의 자리가 어떤 이에게는 기쁨이 넘치는 자리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징벌의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성도들에게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해방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죽음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생명과 성령의 법 아래 머물러 있다면, 죽음은 더 이상 우리에게 두려움을 불러오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는 귀한 통로가 될 것입니다.

시카고 주빌리커뮤니티교회 조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