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칠면조 빨리 먹기' 대회에서 거구의 남성들을 제치고 자그마한 체구의 한국계 여성이 우승했다.
24일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전날 맨해튼에서 열린 대회에는 몸무게가 400파운드나 되는 남성을 포함해 총 6명이 참여했는데 우승의 영광은 체중이 105파운드에 불과한 이선경(42. 미국명 소냐 토머스) 씨에게 돌아갔다.
`독거미'란 별명의 레스토랑 매니저인 이씨는 시작 종이 울리자마자 칠면조를 들고 뜯어먹기 시작해 10분만에 한마리를 모두 먹어치웠다. 칠면조는 뼈를 포함해 4.5㎏짜리였으며, 이씨는 고기 2.4㎏를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삼켜버렸다. 이 씨의 입은 중간중간 물을 마신 것을 제외하면 10분 내내 쉴 새 없이 게걸스럽게 움직였다. 그녀는 대회가 끝난 뒤 "남은 것은 뼈 밖에 없다. 너무 행복하다"며 승리감을 만끽했다.
몸무게가 이 씨의 거의 4배에 달하면서 호박파이 먹기 대회 신기록 보유자인 뉴욕교통청(MTA) 소속의 에릭 부커(42)는 이 씨보다 450g을 적게 먹어 2위에 머물렀다. 그는 "조그만 체구로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다니...이씨의 능력이 존경스럽다"며 경외심을 표시했다.
에릭은 대회를 사흘 앞두고 삶은 양배추 2포기를 한자리에서 먹으면서 시합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위(胃)는 근육과 마찬가지"라며 "어떤 스포츠든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씨는 "이것은 마인드 게임"이라고 말했다. 대회 도중 "이제 배부르다"라고 생각하며 긴장을 풀고 집중력을 잃게 되면 게임에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씨는 체구는 비록 작지만 굴과 치즈케익 등 각종 빨리 먹기 대회에서 24개의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이 분야 전문가다. 작년에는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와일드 터키 81 프루프'가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는 도구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 씨는 예상을 깬 자신의 우승 비결을 칠면조의 맛에 돌렸다. 그녀는 "평소 칠면조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오늘 것은 특별히 맛있었다. 적당히 촉촉하고 따뜻했는데 그것이 내가 대부분을 먹어 치운 이유였다"고 했다.
이 씨는 상금으로 받게 된 1천581달러를 추수감사절 만찬에 사용하겠다며 "칠면조는 오늘 먹은 것으로 충분하고 추수감사절에는 한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