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계약출판사와 일반기독출판사 간의 싸움에서 시작된 21세기 찬송가 발간 사업이 이제 찬송가공회와 교단장협의회의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최근 교단장협의회가 찬송가공회에 임원 소환, 재정감사 등의 수단으로 압박을 가하자 찬송가공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장협의회는 독점계약 출판사들의 압박도구”라고 비난했다.

찬송가공회는 이날 오후 찬송가공회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가) 교단장협의회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며 사실상 교단장협의회의 활동에 대한 탐탁지 않은 시각을 나타냈다.

교단장협의회는 찬송가 출판권 문제가 불거지자 자체적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찬송가공회 임원의 전면 교체를 촉구하고 각 교단의 즉각적인 임원 소환 방침을 밝히는 한편, 찬송가공회의 지난 10년간 재정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찬송가공회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단장협의회를 독점출판사들의 압박수단으로 이해함에 따라 교단장협의회의 앞선 요구들은 사실상 무시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찬송가공회는 교단장협의회의 요구들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찬송가공회는 “교단장협의회의 촉구는 실무자들의 잘못된 보고의 결과로 알고 그 본 뜻은 한국교회와 찬송가공회를 위한 교단장들의 뜻으로 이해하겠다”고 밝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 했다.

이날 찬송가공회는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가 오타찬송가를 아직도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점도 강력히 질타하고 ‘독점계약 파기’ 입장을 확고히 했다. 찬송가공회는 “50여 곳에 오류가 발생해 많은 성도들로부터 공회에 대한 비난과 항의 및 교환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므로 시정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찬송가공회는 “독점출판사들에게 이미 구입되거나 판매되고 있는 모든 오타 찬송가를 교환하고 한국교회 앞에 정중한 사과문을 발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그러나 찬송가공회의 지시와 권유를 무시하고 오히려 본 공회를 비난하며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찬송가공회가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와의 독점계약을 파기하기로 함에 따라 새찬송가는 일반 기독출판사들만을 통해 시중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찬송가공회 임원의 대다수가 교단에서 파송한 인사임을 고려할 때, 교단장협의회를 통해 각 교단에 압박이 가해질 경우, 찬송가공회도 운영에 쉽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