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사물의 크기와 모양을 설명할 때 특정 용어를 사용하면 아이들의 공간 지각 능력이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5일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진은 생후 14~46개월의 어린이 52명과 이들을 가장 많이 돌보는 사람(주로 어머니)이 일상 활동하는 장면을 한 번에 90분씩 4개월 시차를 두고 9차례 녹화해 분석한 연구 결과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발달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녹화 비디오에서 아이와 부모들이 `동그라미'나 `세모'처럼 형태를 나타내거나 `키가 크다' `폭이 넓다' 등 사물의 크기와 관련된 단어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또 `구석' `구부러진' `가장자리'처럼 공간의 특성을 설명하는 용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모들은 총 9회의 녹화 장면에서 이런 용어들을 5~525번 사용해 큰 차이를 보였으며 평균적으로는 167번 사용했다.
한편 어린이들은 관찰 중에 4~191차례 이런 용어를 사용했고 평균 횟수는 74번이었다. 또 이런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아이들의 보호자는 대체로 이런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4살 반 됐을 때 이들의 공간 기술을 시험했다. 이를테면 물체를 머릿속에서 돌리거나 블록의 모양을 그려보거나 같은 크기나 모양의 물체를 짝짓게 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공간 유추, 즉 짝맞추기 시험에서는 어린이들에게는 4개의 그림을 보고 어느 것이 중심 그림과 같은 공간적 관계를 가장 잘 묘사하는지 선택하는 과제를 줬다. 그 결과 녹화기간 중 공간 관련 용어를 많이 접하고 배워 많이 사용한 어린이일수록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과제 수행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공간과 관련된 단어를 45번 더 들은 어린이들은 공간 기술 점수가 23% 높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발달 초기 단계에서 어린이들이 공간에 관해 많이 얘기하는 것이 미래의 공간 사고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됨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공간 기술은 수학과 과학, 기술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이 연구는 "부모와 보호자들이 어린이들의 공간 관련 학습을 강화할 기회를 더 잘 인식하고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