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법조계가 대니얼 빌카(26) 사건으로 시끄럽다. 플로리다주 콜리어카운티 순회법원은 지난 3일 아동 포르노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빌카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빌카는 지난해 1월 인터넷에서 아동 성학대 사진과 영상을 다운로드해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해두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빌카가 모은 454건의 포르노물에는 그가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학대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빌카는 범죄 전과도 없지만 법원은 연쇄살인과 어린이 유괴 및 성폭행 등 반인륜적 극악 범죄와 같은 1급 살인죄를 적용,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검찰 측은 지난달 6일 법원의 유죄 판결에 앞서 빌카에게 혐의를 인정하면 징역 25년으로 형량을 깎아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빌카는 거절했다. 그의 변호인인 리 홀랜더는 이전 콜리어카운티에서 발생한 유사 범죄보다 형량이 훨씬 더 무겁다며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홀랜더 변호사에 따르면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어 아동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학교 밴드부 지도교사인 로버트 햄버그는 지난 4월 징역 30년형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도 5일 빌카가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더라면 오히려 더 가벼운 형을 받았을 것이라며 법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소 검사인 스티브 마레스카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동포르노물 소지는 범죄가 아니라는 주장에 화가 난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빌카 같은 소비자들 때문에 아동 성폭력 시장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아동성범죄 근절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문제의 판결을 내린 프레드 하트 판사는 아동포르노물 소지죄에 대한 플로리다주의 양형 기준이 최소 징역 125년이란 점 들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트 판사는 또 빌카가 검사의 사전 형량조정 제안을 거부한 점, 정신감정 기록, 헌법 합치성도 양형에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물론이고 법학자와 법조인 상당수는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부과하지 못한다'는 수정헌법 제8조에 위배되는 판결이라면서 판,검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합리한 양형 기준 등 미국 형사법의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