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아무리 인정이 메말랐다지만 어떻게 이 지경까지.." 중국에서 두살짜리 여자 아기가 길에서 두 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아무도 도움의 손을 내밀지 않아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에서 메마른 인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중국 매체들이 현장 CCTV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광둥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살배기 왕모양이 승합차 치여 앞바퀴에 깔렸다. 이 운전자는 잠시 멈칫하는 듯했으나 이어 다시 왕양을 뒷바퀴로 한 번 더 깔고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왕양 주변에는 많은 행인이 오갔으나 아무도 길에 쓰러진 왕양을 도우려 나서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첫번째 사고 후 7분이 지나 다시 한 화물차가 왕양을 또 치고는 뺑소니를 쳤다. 그 후에도 많은 행인들을 왕양을 그대로 지나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폐지를 줍던 한 여성이 왕양을 길가로 옮겨 놓고 부모를 찾는 모습이 CCTV 화면에 나타났다.


양왕은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두 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너무 크게 부상해 뇌사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사고를 내고 도망을 쳤던 두 명의 기사들은 이번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비로소 공안에 자수를 했다.


CCTV가 공개된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행인들의 무관심과 비정함 때문에 왕양이 목숨을 잃게 됐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도 도움을 손을 내밀지 않는 풍조는 중국 어디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교통사고가 난 현장에서는 주변에 수십명, 수백명의 구경꾼이 몰려들어도 부상자를 도우려는 사람이 쉽게 나서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다.


중국인들은 주변에 있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왔다가 자신이 곤란한 상황이 닥칠 것을 두려워한다. 이런 중국인의 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이 바로 "비에관셴스(別管閑事.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