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계곡에 추락한 60대 아버지가 가족들의 끈질긴 수색으로 엿새 만에 생환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지역 언론은 지난 23일 로스앤젤레스 북쪽 앤젤레스 포레스트 고속도로에서 2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가 6일 만에 살아 돌아온 데이비드 라보(67) 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라보 씨는 꼬불꼬불한 산악 도로를 달리다 다른 차와 충돌하면서 계곡으로 떨어졌다. 휴대 전화는 부서져 작동이 되지 않았다. 부상이 심해 계곡을 타고 올라가 구조를 요청할 수도 없었다.


라보 씨의 연락이 끊기자 24일 실종 신고를 낸 가족들은 경찰에만 맡기지 않았다. 라보 씨가 실종 직전 사고 지역 근처에서 현금 카드를 사용했다는 정보를 경찰에게 들은 가족들은 이 지역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라보 씨의 4남매를 포함한 가족과 친척들이 총동원됐다. 12살짜리 손녀도 나섰다. 가족들은 인근 골짜기를 빠짐없이 뒤졌다. 골짜기마다 다니며 "아빠"를 외쳤다.


엿새째 가족들은 "도와달라"라고 외치는 라보 씨의 목소리를 들었다. 딸 리사 씨는 "반드시 아빠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구조에 나섰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집념 못지않게 라보 씨의 생존 의지도 강했다. 6일 동안 개미와 벌 나뭇잎과 주변 계곡물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


병원으로 옮겨진 라보 씨는 등과 어깨, 팔 등의 골절상을 제외하면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급실에 도착한 라보 씨는 간호사에게 "배가 고프다. 바닷가재 타코와 햄버거가 가장 먹고 싶다"고 말하는 여유를 부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