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방의 한 투우장에서 20대 남자가 황소에 받혀 사망했다고 엘문도 신문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렌시아 사티바의 한 축제에 참가한 29세 남자가 황소몰이 직후 투우장에 뛰어들었다가 '라톤'이라는 황소에 받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졌다. 이 남자는 '라톤'에 받혀 숨진 세번째 희생자가 됐다.


당시 이 남자는 술에 취한 듯한 모습이었으며 '라톤'이 투우장에 나타나기 직전에 진행된 황소몰이 행사에 참여했다가 행사요원의 안내를 받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올해 10살로 몸무게가 550㎏인 '라톤'은 지난 2006년 이후 벌어진 각종 투우 행사에서 이미 2명이나 숨지게 한 경력이 있는 '킬러 황소'로 알려져 있다.


'라톤'은 사람으로 치면 60세에 해당해 은퇴했어야 할 나이지만 큰 덩치로 팬들이 많은데다 행사기획사들의 요청이 쇄도해 계속 투우에 나서고 있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일에도 50세 남자가 황소에 받혀 숨지고 지난해엔 2명이 사망하는 등 투우 희생자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투우는 폭력과 선정성이 강해 아동과 동물 보호 차원에서 금지 논란이 일고 있으며, 지난해 북동부의 카탈류냐 지방에서 처음으로 금지된데 이어 국영 TV도 올 1월부터 투우 방영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