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군대 내 잦은 사망 사건으로 인해 한국의 병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12일 보도했다. BBC는 이날 "한국군이 병영 문화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한국의 신병 훈련 과정과 의혹이 일고 있는 군 사망사고 등을 자세히 다뤘다. 이 방송은 "한국에서 남자가 되는 것은 군인이 되는 것을 뜻한다"면서 "군 복무는 한국에서 통과의례로 간주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논산훈련소에서 실시되는 강도 높은 모의 전쟁 훈련은 외부의 적군에 대항할 신병을 양성하는 것이지만 한국군은 내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내부로부터의 위협은 진짜 사격이 이뤄지기도 전에 군인들의 죽음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진 병영문화라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년간 병영에서 죽은 사망 사건들 가운데 설명되지 않는 채로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군대에 보낸 막내 아들을 잃은지 10년이 됐다는 한 부모는 인터뷰에서 "국가가 자식을 징집했으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돌려보낼 의무가 있다"면서 "그러나 10년전 죽은 아들의 사망 원인조차 알 수 없는데 대해 시민과 부모로서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 의문사 조사 과정에 참여했던 한 조사위원은 "과거에는 군대가 자기보호 본능으로 인해 사고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고 진실을 찾으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유족에게 제대로 해명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위원은 전투와 무관한 군대내 사망사건을 조사하는 방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군인을 군복입은 시민으로 보고 그들의 기본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방송은 얼마전 발생한 해병대의 총기 난사 사건과 자살 사건 등을 거론하며 한국군이 군 내부의 구타, 인격모독, 집단 따돌림 등을 금지하는 지시를 새로 내렸다고 덧붙였다.
BBC는 끝으로 "훈련을 받는 신병들은 6월만 해도 다수가 대학생이었다"면서 "훈련병들의 부친 세대 이후로 한국의 삶이 수없이 바뀌었지만 한반도의 전쟁 위협은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분단 현실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