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5. 13. 교단장 단체장 회의를 끝으로 40여 일간의 탐문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 동안 절차에 협조하고 격려해 주신 교계 지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다만 회원 66개 교단(신규가입 3개 제외), 17개 단체(신규가입 1개, 탈퇴 2개 제외) 중 아직까지 27개 교단, 4개 단체에서만 양식지(당일 현장 배부) 또는 이메일로 제게 의견을 주셨습니다.(회의 당일에 참석한 교단은 43개, 단체는 6개이었습니다.) 더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일정이 촉박하고 사태는 심각합니다.
지금까지 탐문 절차에서 나온 모든 의견과 진술 및 자료를, '법과 상식 그리고 성경 말씀'에 비추어 종합하여 본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한기총의 "개신(改新)과 안정"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그 동안 듣고 묻고 판단한 내용이 무엇인지 공개하라고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사관도 재판관도 아닙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나름대로의 판단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를 밝히라는 것은, 저도 그리스도인인데 누워서 침 뱉어보라고 하시는 것과 다름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가서 가라지 뽑기를 원하시나이까" 여쭈었으나, 주님께서는 "가만 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마태복음 13:29)"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저는 청문을 통한 '과거 문제의 분석'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하여 제도를 고치고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해법만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직무대행의 입장과 한계를 이해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법원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마땅한 도리(로마서 13:1-5)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비록 본안 사건이 심리 중으로 아직 확정 판결이 없기는 하나, 일단 법률이 그 집행력을 부여한 가처분 결정의 취지에 따라, 제22회 총회 중 정회 선포 이후에 있었던 일련의 대표회장 인준 결의, 징계, 임원인준, 정관개정, 신입교단 승인 등은 모두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전제 위에서만 직무대행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점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결론은 5. 31. 의결권 실사 절차가 마쳐질 때까지 다음과 같은 안건을 의제로 비송사건으로서 법원에 총회 개최 허가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법원의 허가가 나면 6. 1.부터 6. 9. 사이에 확정된 의결권수에 따른 대의원 파송을 요청하여야 20일간의 거치 요건을 충족시켜 6. 30. 총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됩니다.(대의원 명단은 15일 전까지, 소집통지서는 10일 전까지로 규정)
안건 1.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 여부
안건 2. 대표회장 당선자에 대한 인준 여부
안건 3. 세상 법정에서의 각종 소송 취하 권고 여부
우선 3의 안건은 결의되어도 해당 당사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아무런 법적 효력은 없으나, 분쟁 제기의 목적이 금권선거 등의 재발을 막고 한기총을 본연의 모습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청문 과정과 공개 법정에서 명백히 밝힌 이상 1의 안건이 받아들여지면 당연히 세상 법정에서의 분쟁은 종식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의 안건은, 분쟁 당사자들의 조율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교계 여러 지도자들의 충언을 바탕으로 한기총의 설립취지와 단체법의 기본원리에 건전한 상식과 성경적 원리를 더하여 정리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연약한 형제 교단을 도와 한국 교회와 사회를 섬기려는, 치리기관이 아닌 진정한 연합기관으로서의 본래적 모습에 맞는 제도로 되돌아가야 한다.
2. 연합기관인 만큼 현역 교단장 중심의 운영 체계를 갖추어, 그 효율적, 합리적 운영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대표회장의 권한이 설정되어야 하며, 각종 위원회와 상근조직 등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화되어서는 아니되고, 원로들은 순수한 원로로서의 후원 역할을 감당하는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
3. 대표회장 경선 제도의 역기능은 막고 순기능은 취할 수 있도록 하되, 더불어 교회 및 교인 수(회비 분담금 규모)로 나타나는 실질적 비례적 평등의 원칙이 교단간 대표회장 배출 기회 보장에 제도적으로 반영됨으로써 경선 과열이 없는 선거 제도를 모색하여야 한다.
4. 단체법의 보편적 원리에 따라,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의 의결권은 회원인 교단 단체가 파송한 대의원에게만 부여하고, 대표회장이 임명하는 집행부 임원들이 당연직 대의원으로서 총회 의결권 상당부분을 장악하는 구조는 교정되어야 한다.
5.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되려면 영성과 윤리성에서 최고의 모범을 보여야 하므로 금품 수수 행위 등 타락한 세상 풍조는 그 모양이라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발본색원하여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하고 실효적인 선거관리 제재 조항을 신설하고 각 교단의 선거, 추천 절차에도 이를 준수토록 권고하여야 한다.
평상시의 정관 개정은 총회, 임원회, 실행위원회에서 발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바, 작년도 임원은 임기가 만료되었고, 금년도 임원 인준은 모두 효력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인데다가, 총회 소집을 앞둔 상태이므로 실행위원회 소집도 적절치 않아, 이제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 총회 자체에서 당일 발의, 개정하는 형태로 개정 여부를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총회는 최고 의결기구로서 실행위원회를 포섭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원칙에 따른 개정안(물론 비상상황이므로 필수불가결한 최소 조문만 수정할 것이어서 실무적인 어려움은 없고, 다만 이는 결단의 문제일 뿐이라고 봅니다.) 작업은, 의결권 최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양대 교단장 2인, 중소교단을 대표하는 교단장 2인 그리고 직무대행 모두 5인으로 특별소위를 구성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5. 31.(화)까지 성안토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많은 분들이 "개신과 안정"이라는 두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위 안을 지지해 주셨지만, 아직 의견을 주지 않으신 교단, 단체가 더 많습니다. 이제는 정식으로 제 진행 계획을 공지하오니 5. 23.(월)까지 위와 같은 절차 진행에 대해 교단 내 교인들의 총의가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하신다면, 그 반대의 이유를 소상히 적어서 정식 공문으로 발송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이미 의견을 이메일 등으로 개진하신 교단과, 기본적으로 찬성하시는 교단이라면 굳이 공문을 발송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위 안건은 모두 총회에서 다시 '찬성과 반대'의 민주적 토론절차(다만 평화적 효율적 진행을 위하여 찬반 발언자의 수와 발언 시간은 공평하고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를 거쳐 무기명 비밀투표로 총의를 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총회의 평화적 진행과 분쟁 종식에 관한 기본 합의가 담보되지 않는 한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대행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므로 5. 23.까지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그 즉시 직무대행직에서 사퇴하겠습니다. 저는 오랜 법관생활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양심과 직업으로서의 양심이 어긋날 때라면 자기 양심대로 판단하지 말고 법관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차피 단체의 운명은 그 회원 다수의 총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다수의 의견대로 일을 진행시킬 직무대행자로 조속히 개임되도록 하는 것이 법적 순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십자가의 도(道)'가 그랬듯이 그 다수결이 무조건 진리를 만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쪼록 개별 교단이나 책임자 개인의 주관과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부디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차원에서 문제 해결의 기준을 찾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줄곧 사퇴하고 싶은 마음뿐이오나, 위와 같은 절차 진행을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면, 나아가 이미 발송된 공문대로 의결권 확정 절차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물론 교단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매우 번거롭고 어려운 점이 많다는 사정을 들었습니다만, 그 한표 한표로 한기총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는 심각성을 십분 감안하셔서 최대한 협조하여 주시기를 당부합니다.(대부분 그 취지를 이해하시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로 하였으나, 극히 일부에서 절차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바, 이와 같은 경우에는 타교단과의 형평상, 의결권 배정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이 직무대행의 마지막 편지가 되길 희망합니다. 본안 재판부는 5. 18. 제1회 변론기일에 직무대행의 위 제안보다 더 강력한 처방을 권고하였음을 언론을 통해서 보셨을 것입니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법률가라면, 더욱이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주님의 말씀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비단 제가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권고를 하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총회 절차가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모두가 그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저 역시 임무를 마치고 본업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혹 이번 총회가 개신(改新)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안정 속에서 추후 다시 모여 의논하고 궁리하여 발전해 나가감으로써,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마태복음 5:9)"이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응하는 역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교계의 회개와 자정을, 말만 무성한 기도와 성명이 아닌, 오직 진실한 행함과 나눔으로 보여주셔야 우리 사회로부터 실추된 명예와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더불어 향후 교계의 분쟁은, 한기총이 세운 '한국기독교 화해중재원'(확정 판결과 동일한 법적 효력이 부여되는 기관입니다.)에서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 교계 내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말씀(고린도전서 6:1,6)에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은혜와 평강을 빕니다. 주 안에서 지극히 작은 자 올림.
2011. 5. 19.
지금까지 탐문 절차에서 나온 모든 의견과 진술 및 자료를, '법과 상식 그리고 성경 말씀'에 비추어 종합하여 본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한기총의 "개신(改新)과 안정"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그 동안 듣고 묻고 판단한 내용이 무엇인지 공개하라고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사관도 재판관도 아닙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나름대로의 판단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를 밝히라는 것은, 저도 그리스도인인데 누워서 침 뱉어보라고 하시는 것과 다름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가서 가라지 뽑기를 원하시나이까" 여쭈었으나, 주님께서는 "가만 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마태복음 13:29)"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저는 청문을 통한 '과거 문제의 분석'을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하여 제도를 고치고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해법만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직무대행의 입장과 한계를 이해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법원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마땅한 도리(로마서 13:1-5)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비록 본안 사건이 심리 중으로 아직 확정 판결이 없기는 하나, 일단 법률이 그 집행력을 부여한 가처분 결정의 취지에 따라, 제22회 총회 중 정회 선포 이후에 있었던 일련의 대표회장 인준 결의, 징계, 임원인준, 정관개정, 신입교단 승인 등은 모두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전제 위에서만 직무대행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점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결론은 5. 31. 의결권 실사 절차가 마쳐질 때까지 다음과 같은 안건을 의제로 비송사건으로서 법원에 총회 개최 허가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법원의 허가가 나면 6. 1.부터 6. 9. 사이에 확정된 의결권수에 따른 대의원 파송을 요청하여야 20일간의 거치 요건을 충족시켜 6. 30. 총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됩니다.(대의원 명단은 15일 전까지, 소집통지서는 10일 전까지로 규정)
안건 1.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 여부
안건 2. 대표회장 당선자에 대한 인준 여부
안건 3. 세상 법정에서의 각종 소송 취하 권고 여부
우선 3의 안건은 결의되어도 해당 당사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아무런 법적 효력은 없으나, 분쟁 제기의 목적이 금권선거 등의 재발을 막고 한기총을 본연의 모습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청문 과정과 공개 법정에서 명백히 밝힌 이상 1의 안건이 받아들여지면 당연히 세상 법정에서의 분쟁은 종식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의 안건은, 분쟁 당사자들의 조율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교계 여러 지도자들의 충언을 바탕으로 한기총의 설립취지와 단체법의 기본원리에 건전한 상식과 성경적 원리를 더하여 정리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연약한 형제 교단을 도와 한국 교회와 사회를 섬기려는, 치리기관이 아닌 진정한 연합기관으로서의 본래적 모습에 맞는 제도로 되돌아가야 한다.
2. 연합기관인 만큼 현역 교단장 중심의 운영 체계를 갖추어, 그 효율적, 합리적 운영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대표회장의 권한이 설정되어야 하며, 각종 위원회와 상근조직 등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화되어서는 아니되고, 원로들은 순수한 원로로서의 후원 역할을 감당하는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
3. 대표회장 경선 제도의 역기능은 막고 순기능은 취할 수 있도록 하되, 더불어 교회 및 교인 수(회비 분담금 규모)로 나타나는 실질적 비례적 평등의 원칙이 교단간 대표회장 배출 기회 보장에 제도적으로 반영됨으로써 경선 과열이 없는 선거 제도를 모색하여야 한다.
4. 단체법의 보편적 원리에 따라,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의 의결권은 회원인 교단 단체가 파송한 대의원에게만 부여하고, 대표회장이 임명하는 집행부 임원들이 당연직 대의원으로서 총회 의결권 상당부분을 장악하는 구조는 교정되어야 한다.
5.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되려면 영성과 윤리성에서 최고의 모범을 보여야 하므로 금품 수수 행위 등 타락한 세상 풍조는 그 모양이라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발본색원하여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하고 실효적인 선거관리 제재 조항을 신설하고 각 교단의 선거, 추천 절차에도 이를 준수토록 권고하여야 한다.
평상시의 정관 개정은 총회, 임원회, 실행위원회에서 발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바, 작년도 임원은 임기가 만료되었고, 금년도 임원 인준은 모두 효력이 정지되어 있는 상태인데다가, 총회 소집을 앞둔 상태이므로 실행위원회 소집도 적절치 않아, 이제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 총회 자체에서 당일 발의, 개정하는 형태로 개정 여부를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총회는 최고 의결기구로서 실행위원회를 포섭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원칙에 따른 개정안(물론 비상상황이므로 필수불가결한 최소 조문만 수정할 것이어서 실무적인 어려움은 없고, 다만 이는 결단의 문제일 뿐이라고 봅니다.) 작업은, 의결권 최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양대 교단장 2인, 중소교단을 대표하는 교단장 2인 그리고 직무대행 모두 5인으로 특별소위를 구성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5. 31.(화)까지 성안토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많은 분들이 "개신과 안정"이라는 두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위 안을 지지해 주셨지만, 아직 의견을 주지 않으신 교단, 단체가 더 많습니다. 이제는 정식으로 제 진행 계획을 공지하오니 5. 23.(월)까지 위와 같은 절차 진행에 대해 교단 내 교인들의 총의가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하신다면, 그 반대의 이유를 소상히 적어서 정식 공문으로 발송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이미 의견을 이메일 등으로 개진하신 교단과, 기본적으로 찬성하시는 교단이라면 굳이 공문을 발송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위 안건은 모두 총회에서 다시 '찬성과 반대'의 민주적 토론절차(다만 평화적 효율적 진행을 위하여 찬반 발언자의 수와 발언 시간은 공평하고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를 거쳐 무기명 비밀투표로 총의를 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총회의 평화적 진행과 분쟁 종식에 관한 기본 합의가 담보되지 않는 한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대행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므로 5. 23.까지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그 즉시 직무대행직에서 사퇴하겠습니다. 저는 오랜 법관생활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양심과 직업으로서의 양심이 어긋날 때라면 자기 양심대로 판단하지 말고 법관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차피 단체의 운명은 그 회원 다수의 총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다수의 의견대로 일을 진행시킬 직무대행자로 조속히 개임되도록 하는 것이 법적 순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십자가의 도(道)'가 그랬듯이 그 다수결이 무조건 진리를 만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쪼록 개별 교단이나 책임자 개인의 주관과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부디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차원에서 문제 해결의 기준을 찾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줄곧 사퇴하고 싶은 마음뿐이오나, 위와 같은 절차 진행을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면, 나아가 이미 발송된 공문대로 의결권 확정 절차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물론 교단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매우 번거롭고 어려운 점이 많다는 사정을 들었습니다만, 그 한표 한표로 한기총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는 심각성을 십분 감안하셔서 최대한 협조하여 주시기를 당부합니다.(대부분 그 취지를 이해하시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로 하였으나, 극히 일부에서 절차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바, 이와 같은 경우에는 타교단과의 형평상, 의결권 배정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이 직무대행의 마지막 편지가 되길 희망합니다. 본안 재판부는 5. 18. 제1회 변론기일에 직무대행의 위 제안보다 더 강력한 처방을 권고하였음을 언론을 통해서 보셨을 것입니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법률가라면, 더욱이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주님의 말씀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비단 제가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권고를 하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총회 절차가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모두가 그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저 역시 임무를 마치고 본업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혹 이번 총회가 개신(改新)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안정 속에서 추후 다시 모여 의논하고 궁리하여 발전해 나가감으로써,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마태복음 5:9)"이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응하는 역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교계의 회개와 자정을, 말만 무성한 기도와 성명이 아닌, 오직 진실한 행함과 나눔으로 보여주셔야 우리 사회로부터 실추된 명예와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더불어 향후 교계의 분쟁은, 한기총이 세운 '한국기독교 화해중재원'(확정 판결과 동일한 법적 효력이 부여되는 기관입니다.)에서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 교계 내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말씀(고린도전서 6:1,6)에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은혜와 평강을 빕니다. 주 안에서 지극히 작은 자 올림.
201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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