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다“무대뽀 신앙으로 방송잃고 신부 얻다”라는 재미 있는 기사를 읽었다.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스포츠 중계 해설가인 제갈성렬이라는 분에 관한 기사였다. 제갈성렬이라는 분은 아이스 스케이팅 경기의 해설가인데 자칫 재미없을 수도 있는 아이스 스케이팅 경기를 소리를 지르며 어찌나 열심히 해설하는지 이른바“샤우팅”해설가로 유명해진 분이다.

본래 아이스 스케이팅 선수이기도 했지만 선수로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단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믿음이 좋은 장로님 가정에서 자라났고 본인도 시간만 있으면 전도특공대로 노방 전도를 하는 등 믿음의 열정이 있는 분이라 낙심하지 않고 자기 분야에 전념한 결과 뜻밖에 해설가로 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해설가로서는 드물게 여러 광고에도 등장하는 등 이른바 스타가 되었다.

그런데 그 믿음의 열정은 경기해설을 할 때도 숨길 수가 없어서 종종 자기도 모르게 기독교적 멘트가 튀어나오곤 했는데 지난 벤쿠버 올림픽 때 그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한참 열정적으로 중계방송을 하다가 한국 선수가 기적적으로 금메달을 따는 장면에서 그는“주여!”“주님의 뜻입니다”라고 외쳐버리고 말았다. 사연인즉 만 미터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기록으로는 이등이었는데 일등으로 달리던 카나다 선수가 그만 아주 기본적인 룰을 어기는 바람에 한국선수에게 금메달이 돌아온 것이었다.

그야말로 기적적인 금메달이었다. 그래서 그만 자기도 모르게 이것은 주님의 뜻이군요 라고 말하고 만 것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의 분위기가 이런 것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분위기이다. 불교계를 비롯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전국민이 보고듣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주님을 찬양한 제갈집사님에 대해 광신적 종교편향 해설가라는 비난을 퍼부어댔다. 그런 비난 속에 그는 부득불 올림픽을 다 마치지도 못한 채 스스로 해설가 직을 사임하고 말았다.

믿음의 습관으로 주님께 감사한 말 한마디 때문에 숫한 해설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방송국 해설가 자리를 잃어버리고 그와 더불어 예정되었던 방송광고까지 다섯 개나 취소되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인터넷 등에 서는 얼마나 심한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대는지 그는 왜 연예인들이 이런 일로 자살을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도 묵묵히 제갈 집사는 믿음으로 인내하고 있던 중 어느 날 어느 기독교 방송 대담프로에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았는데 대화 중 제갈 집사가 노총각이라는 사실도 자연히 언급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마침 어느 병원에 입원 중 이 방송을 듣고 있던 한 권사님이 이 제갈집사님의 열정과 믿음에 감복해서 역시나 믿음 좋은 치과의사인 자기 딸의 남편감으로 점을 찍고 그 다음 날부터 제갈 집사의 연락처를 수소문하여 딸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처음에 제갈 집사는 자기가 너무 부족하다며 완고히 사양했단다. 그러나 그 권사님과 따님이 인내로 제갈 집사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자 제갈집사는 마침내 다시 한번“주여! 주님의 뜻입니다”하고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님을 향한 열정 때문에 한 순간 잃은 것이 적지 않았지만 주님은 자기를 사랑하는 자에게 그보다 훨씬 더 귀한 것으로 채워주신 것이다.

제갈 집사님의 일을 보면서 참으로 우리 하나님은 참 은혜롭고도 재미있는 분이 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를 위해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살아가는 당신의 종들의 실수까지라도 오히려 축복으로 변화시키시는 주님의 솜씨가 너무나 멋있다. 그런 주님의 손에 붙들려 살아간다는 것이 감사하고 기쁘기 그지없다. 우리도 그렇게 제갈 집사처럼 믿음의 열정으로 살고 매사에“주여! 주님의 뜻입니다!”하고 외치며 살자. 그러면 필시 우리의 헌신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총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