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는 지금 강도 9.0의 강력한 지진과 이로 인한 쓰나미,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라는 연이은 재앙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 9일만에 시신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7,700여명…자국의 아픔을 알리는 일에 보수적인 일본 언론의 성향과 현재 보고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감안할 때 사망자가 40,000은 족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수만의 희생자를 생각할 때, 가족과 친구, 그리고 동료들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낸 수십만, 수백만의 일본 국민들을 생각할 때 일본은 지금 가히 ‘눈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딸 아이의 손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무섭게 밀어닥친 쓰나미 속에서 딸 아이의 손을 놓쳐버린 한 어머니… 살아남은 그녀는 얼마나 모질게 자신의 삶을 저주해야 했을까요? 살면서, 얼마나 더 그녀는 자신을 자책해야만 할까요? 잔해와 함께 묻힌 아내의 시신을 찾다가 결국 목놓아 울고 마는 한 노인…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미안함에, 그 노인은 얼마나 많이 ‘미안하다, 미안하다’를 속으로 되 뇌였을까요? 그렇게, 말하지 못한 슬픔들을 못내 묻고 있는 일본을 향해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지난 주엔 이번 대참사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던 한국의 두 그리스도인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유명 목사였고 또 한 사람은 유명 탤런트이자 집사였습니다. 그 유명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대재앙은 하나님을 멀리하고 있는 일본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이다…’ 그 목사의 인터뷰를 접하면서 신경질이 났습니다. 우리는 왜 늘 이래야만 하는지, 어른이란 사람들이 왜 그리도 ‘철’이 없는 것인지, 답답해졌습니다. 그것이 설령 맞는 말이라 할지라도, 맞는 것을 말하는 일이 때로는 옳은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왜 모르는지,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반면에 그 집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일본을 마음으로 사랑하지 못했던 죄를 요즘 회개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아멘’하면서, 요즘 목사보다 나은 집사님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은 그들의 죄를 지적할 때가 아니라 함께 울 때요, 또 함께 아파해야 할 때인 줄로 믿습니다. 왜 하나님을 믿지 않냐고 손가락질을 할 때가 아니라 우리에게 아픈 역사를 주었다는 이유로 가장 가까운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복음 전하지 못했음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할 수 있는 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저들의 상처를 싸매어 줄 때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른 말을 하는 것이 때론 옳지 않은 일이 될 때도 있지만 사랑하는 일은, 언제나 옳은 일인 것입니다. 함께 일본을 위해 기도하고 또 물질로 도울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